경제·금융

은행 "거액 예금 사절합니다"

은행 "거액 예금 사절합니다" 국고채금리 속락에 운영처 없어 '받아야 손해' 국고채 금리가 5%대로 떨어지면서 시중은행들이 예금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는 한편 거액의 법인 예금을 받지 않는 등 예금 기피현상마저 벌어지고 있다. 대기업대출ㆍ회사채매입ㆍ주식투자등 핵심적인 자금운용수단을 막아놓고 있는 상태에서 주로 사들였던 국고채금리마저 속락, 예금을 받아봐야 부담만 되기 때문이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들어 예금 금리를 인하했던 시중은행들은 또다시 금리를 인하하고 나섰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18일부터 정기예금 고시 금리를 0.3% 포인트씩 낮추기로 했다"며 "1년짜리 정기예금의 경우 금리가 6.8%에서 6.5%로 떨어진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올들어 1년짜리 정기예금 금리를 7.0%에서 6.8%로 0.2%포인트 낮춘 바 있다. 조흥은행과 한미은행도 지난 16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또다시 0.1%포인트씩 떨어뜨렸다. 두 은행의 1년짜리 정기예금 고시금리는 각각 6.8%, 6.5%로 떨어졌다. 조흥은행 관계자는 "12일 금리를 0.1% 포인트 낮춘 이후 16일 다시 0.1% 포인트를 낮췄다"며 "현재로서는 얼마나 더 낮춰야 하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도 16일부터 CD와 표지어음 등 시장성 수신예금의 금리를 0.3% 포인트 낮춰 운용하고 있다. 은행들은 수신금리 인하와 함께 올들어 거액의 법인 예금 유치를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연초부터 기관 예금은 거의 받지 않고 있다"며 "수신고가 다소 줄어드는 것은 감수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국민은행도 최근 법인 등 거액 예금의 경우 본점의 승인을 거쳐 금리를 정하도록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과거 기관 예금은 지점장들이 우대 금리를 더 줬지만 지금은 거의 주지 않고 있다"며 "과거보다 금리가 0.2~0.4%포인트 떨어진 셈"이라고 밝혔다. 은행들이 이처럼 예금 유치을 기피하고 있는 것은 자금을 운용할 곳이 없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한 자금팀장은 "국고채 금리가 5%로 떨어진데다 기업들의 신용경색이 여전해 회사채 및 기업 대출이 풀리지 않고 있다"며 "올들어 대출과 회사채 매입이 늘어난다고 하지만 일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김상연기자drea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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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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