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석위수 볼보코리아 사장 "건설기계, 이젠 한국식 시스템이 세계 표준"

한국 시장 위상 크게 높아져 외국기업들이 우리 방식 도입<br>내년 설비 투자 2~3배늘려… 2012년 글로벌 톱3로 도약


"이제는 한국식 시스템이 세계의 표준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석위수(60ㆍ사진) 볼보그룹코리아 사장은 최근 창원 본사에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식 시스템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석 사장은 "과거 한국이 무조건 해외기업의 방식을 쫓아가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그들이 한국식 시스템을 따라오는 상황으로 바뀌고 있다"며 "볼보그룹 회장이 본사 회의를 주재할 때도 항상 첫 마디에 창원공장의 사례를 언급할 정도로 한국 시장의 위상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같은 자신감은 그가 만들어낸 '창원식 생산 시스템'의 성공에서 비롯됐다. 석 사장은 창원공장에 '하나가 팔리면 하나를 만든다'는 개념의 생산방식을 성공적으로 도입하며 창원식 생산 시스템을 글로벌 스탠더드로 정착시켰다. 이 시스템은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최대 20여가지의 다양한 모델들을 동시에 생산, 재고를 줄이고 생산기간을 대폭 단축시킨다. 이 성과를 인정받아 석 사장은 지난해 10월 볼보그룹코리아의 첫 한국인 CEO로 임명됐다. 그는 "이제는 그룹 본사에서도 한국시장을 외국인 CEO가 아닌 현지 경영인이 책임지고 맡아도 될 만큼 안정됐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특히 최근 들어 외국 기업들 사이에서도 한국인은 책임감이 투철해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다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석 사장은 적극적인 투자계획도 밝혔다. 그는 "올해 200억원 규모였던 설비투자를 내년에는 두세 배가량 더 늘릴 계획"이라며 "이는 볼보그룹이 오는 2012년 '글로벌 건설기계 업계 톱3'로 재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향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틈새시장 공략을 꼽았다. 원유나 원목채취ㆍ광산개발 등 각종 자원개발 분야에서 사용될 수 있는 특화된 건설장비를 독자적으로 개발ㆍ공급함으로써 경쟁업체와의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재차 강조했다. 현재 그룹 전체의 신규전략과 투자계획 중 절반 이상이 아시아 시장에 집중돼 있을 만큼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 하지만 최근 중국과 인도 등을 중심으로 불고 있는 노동환경 변화가 현지 진출 기업의 존폐를 위협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신흥개도국의 임금인상과 파업확산 움직임은 산업화 과정에서 피할 수 없는 일이지만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경우 큰 위기로 다가올 수 있다"며 "각 나라와 산업의 특성에 맞게 대응하되 최대한 현지인의 눈높이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하반기 국내 건설경기 전망에 대해서는 "올해 5~6%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건설경기나 건설기계 시장 역시 지난해보다 한층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다만 정부가 추진 중인 '4대강 사업'의 진행상황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지난 1998년 삼성중공업 건설기계 부문 인수를 통해 설립된 볼보건설기계코리아는 2006년 트럭과 펜타 부문이 통합하며 볼보그룹코리아로 새롭게 출범했다. 1998년 매출액 3,700억원, 손익 670억원의 적자에서 벗어나 지난해에는 매출 1조860억원, 1,060억원의 흑자기업으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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