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카드 입찰제안서 마감(10일)을 일주일 앞두고 인수 후보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매각방식이 공개매수로 바뀌면서 가격은 물론 인수물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인수 후보들은 얼마를 적어낼지에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나름의 전략 수립에 분주하다.
신한지주나 농협 등이 여전히 유리한 입장에 있지만 SC제일은행이 ‘다크호스’로 떠오른 후 하나지주도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는 등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3일 금융계에 따르면 당초 신한지주와 농협 2파전으로 굳어지는 듯했던 LG카드 인수전에 SC제일은행과 하나지주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면서 4파전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특히 SC제일은행은 스탠다드차타드 본사에서 LG카드 인수를 총괄, 모건스탠리와 도이체방크를 인수 자문사로 선정하는 등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또 SC제일은행은 ‘외국자본’이라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예상을 뛰어넘는 입찰가를 제시할 것으로 알려져 다른 인수 후보들을 긴장 시키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SC제일은행이 입찰가격으로 당초 예상보다 1만원 이상 높은 7만원대로 입찰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고 말했다.
유력 후보군에서 멀어져 있던 하나지주는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았다. 최근 LG카드 매각방식이 공개경쟁입찰에서 공개매수로 바뀌면서 인수금액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자 하나금융이 자금조달을 위해 MBK파트너스와 손을 잡은 것으로 금융권은 분석하고 있다.
이미 LG카드 지분 14.59%를 갖고 있는 농협도 여전히 유력한 인수 후보 중 하나다. 농협은 자금조달 측면이나 인수물량 등 모든 면에서 다른 후보들에게 뒤질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런 가운데 신한지주는 인수물량을 당초 계획보다 크게 늘린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금융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SC제일은행 등 다른 후보들이 공격적인 자세로 전환하면서 신한지주가 LG카드 인수물량을 대폭 늘릴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인수 후보들의 경합이 치열해지고 있지만 여전히 신한지주와 농협이 유리한 입장에 있다는 것이 금융권의 중론이다. SC제일은행의 경우 ‘토종자본’이 아니라는 점이 끝까지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으며 하나지주는 MBK와 손을 잡더라도 충분한 ‘실탄’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함께 무리한 후보간 경쟁으로 LG카드 인수가격이 지나치게 오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LG카드 인수전에 참여한 은행의 한 관계자는 “인수 후보 중 일부는 실제로는 LG카드를 인수할 의지가 없는 것 같다”며 “이는 인수가격만 올려놓고 빠지려는 속셈일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