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세 이상 노인가구의 36%는 매달 소득의 90% 이상을 생활비로 지출하고, 소득이 중단될 경우 1개월 간 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가계는 10가구 중 3가구 정도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월평균 가계소득 대비 월평균보험료 비중을 뜻하는 위험대비지표 준거기준을만족하는 가계는 8.93%에 불과, 전체 노인가구의 91% 이상이 경제적 위험대비에 취약한 것으로 분석됐다.
유우정, 배미경 계명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와 권상장 계명대 통상학과 교수는오는 16~17일 열리는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할 '노인가계의 재정비율에 관한연구' 논문에서 가구주 연령 55세 이상 4천824가구의 재무상태를 평가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가계재정비율 및 재정비율 준거기준을 사용한 이번 논문 결과에 따르면, 월평균생활비를 월평균가계소득으로 나눈 가계수지지표가 준거기준인 0.9 이하, 즉 월평균생활비가 소득의 90% 이하인 가계는 전체의 64%로 분석됐다.
나머지 36%에 달하는 가계는 매달 소득의 90% 이상을 생활비로 지출, 여유 소득이 거의 없는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금융자산을 월평균가계소득으로 나눈 비상자금지표 준거기준(1 이상)을 만족하는 가구비율은 전체의 25.70%에 불과, 노인가구 4가구 중 3가구는 소득이 중단될 경우 1개월치 생활비를 마련하기도 힘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위험대비지표 준거기준(월평균보험료/월평균가계소득)을 충족하는 가구는 전체의 8.93% 그쳐 90% 이상의 노인가구는 보험 등을 통해 경제적 위험에 대처할 수있는 준비가 미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 자산을 가지고도 부채를 갚지못하는 가계도 전체의 18% 이상인 것으로 집계돼 5가구 중 1가구는 만성적인 '빚'에 허덕이는 것으로 추정됐다.
논문은 "이같은 연구 결과는 우리나라 노인가구 중 상당수가 재정적 성장의 어려움은 물론, 가족의 질병과 사고, 실업 등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했을 때 재정적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은 이어 "절대적 소득이 부족한 경우도 있지만 소득 소준 내에서 저축과 보험에 주어진 소득을 할당하는 재무관리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노인가구가 많아 재무관리 교육의 중요성이 제기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우리나라의 55∼66세 노인가계의 연평균 근로소득은 1천319만원으로 65∼74세(532만원), 75세 이상(241만원)과 많은 차이를 보였다.
자가주택 평가액은 55∼64세 7천761만원, 65∼74세는 7천381만원, 75세 이상 6천995만원으로 세 그룹 모두 다른 어떤 자산보다 자가주택이 전체 자산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주식보유액은 55∼64세 노인가구가 평균 144만원, 65∼74세 노인가구는 46만원이며, 75세 이상은 20만원에 불과, 연령 증가에 따라 리스크가 큰 투자자산 비중이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