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권가 사람들] 오상훈 SK證 리서치센터장

"하반기 재테크 주식이 가장 유망"<br>원자재 시장에 몰렸던 유동성 빠르게 회귀<br>美등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 中증시도 바닥



“금융 및 경제환경 변화를 감안하면 2ㆍ4분기 이후 투자처로는 주식시장이 가장 유망합니다.” 오상훈(53ㆍ사진)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글로벌 유동성이 빠르게 위험자산으로 회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센터장은 이어 “주택 버블 붕괴에서 촉발된 글로벌 자산 가격 왜곡 현상의 시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글로벌 자금은 현재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이동 중”이라고 진단했다. 서브프라임 모지기(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글로벌 유동성이 상품ㆍ국채ㆍ원자재시장으로 집중 유입됐지만 주택 버블 문제가 완화되면서 주식시장을 근간으로 한 자산 포트폴리오의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는 설명이다. 오 센터장은 “미국 주택 가격을 선반영하는 모기지용 리츠인덱스가 고점 대비 67%나 하락한 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미국 주택 가격 하락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강력한 신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경기회복세 ▦금리 인하 종료 ▦달러 강세 전환 ▦상품 가격 상승 진정 등 최근의 미국을 주축으로 한 글로벌 경제 여건 변화를 거론하며 “미국 경제 및 금융시장의 안정은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수급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국내 증시의 유일한 매도주체가 없어진다는 점에서 주식시장은 앞으로 가장 희망적인 투자처로 부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센터장은 이와 함께 “국내적으로는 기업이익 회복 추세, 정부 정책 기조 등이 주식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했다. 오 센터장은 “원화 가치가 수출경쟁국에 비해 크게 절하되면서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여기에 성장 우선, 규제 완화 등 새 정부의 친기업적 정책도 주식시장에는 우호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를 감안한 유망 업종으로는 국내 수출기업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대형 정보기술(IT)업종과 자동차업종을 으뜸으로 꼽았다. 오 센터장은 “원ㆍ달러 환율 상승보다는 수출 경쟁상대국 대비 환율에 주목해야 한다”며 “1ㆍ4분기 일본ㆍ대만ㆍ중국 등과 비교해 삼성전자ㆍLG디스플레이 같은 대형 IT업종과 자동차업종은 가격경쟁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 금산분리 및 출자총액제한제도 완화 등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일부 금융업종과 고유가 추세를 감안한 대체에너지 및 환경 관련주도 주목해야 할 업종으로 제시했다. 최근 투자자들로부터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중국 증시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바닥론’을 제시했다. 오 센터장은 “중국 증시의 경우 추가적인 조정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거의 바닥 수준에 근접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다만 ▦비유통주의 시장 출회 ▦중국 정부의 추가 긴축 ▦기업이익 축소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급반등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오상훈 센터장은
민·관 연구소 두루 거친 '실물 경제통' 오상훈 센터장은 관변 및 민간연구소, 증권사 등을 모두 거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시발로 금융계와 인연을 맺은 후 SK경제연구소(옛 선경경제연구소), SK증권, 중소기업연구원 등에서 연구원 생활을 이어오다 지난 1월 친정 격인 SK증권에 리서치센터장으로 복귀했다. KDI 시절에는 거시계량모형을 구축, 거시실물경제의 감각을 익혔다. 이후 SK로 적을 옮겨 채권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뽑히기도 했다. 중소기업연구원 재직시에는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이코노미스트로서 금융환경 변화에 따른 중소기업 금융 발전 방안 등의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업계에서는 오 센터장이 학구적ㆍ이론적 요소가 강한 경제연구소와 실질적ㆍ감각적 요소가 두드러지는 증권사 경험을 바탕으로 SK증권 리서치센터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오 센터장은 취임 일성으로 "종합적인 시각을 갖춰 SK증권 리서치센터의 대외적인 평판을 향상시키고 자산운용 부문과의 유기적인 관계를 지향하는 방향으로 센터의 위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오 센터장은 종목을 고르는 것보다 펀드를 고르는 게 더 어려운 시대가 왔다고 지적했다. 오 센터장은 "시장에 상장된 종목은 1,900여개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펀드는 9,000여개를 넘어섰다"며 "이는 종목보다 펀드를 선정하기가 더 어렵다는 의미로 SK증권은 이를 대비해 펀드리서치 역량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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