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핵프로그램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노력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 정부가 30일 유럽국가들과 대화 재개를 희망하고, 미국이 태도를 바꾼다면 부시 행정부와도 직접 대화겠다는 뜻을 밝히고 나서 막판 타결 가능성이 주목된다.
특히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그간 불편한 관계였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과 이날 전화통화를 갖고 이란의 핵프로그램으로 촉발된 대치상황을 해소하기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마누셰르 모타키 이란 외무장관은 말레이시아 행정수도 푸트라자야에서 비동맹국 회담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나 "유럽연합(EU) 국가들과 핵대화를 재개하길 희망하며 미국이 태도를 바꾸면 직접 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앞서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란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와의협력을 재개하고 우라늄 농축활동을 중단해 유럽측이 제시한 보상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했다.
이 같은 일련의 움직임은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 외무장관들이 내달 1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회동, '당근과 채찍'을 모두 담은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한 포괄적 해결책을 모색하기에 앞서 나온 것이어서 극적 전환점이 마련될 지 주목된다.
한 관계자는 이날 회동과 관련, "이란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포기할 경우 보상을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제재를 가하는 방안이 강구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모타키 이란 외무장관은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EU 3국'에게 핵문제 해결을 위한 새 대화를 희망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면서 "이란은 미국과의 26년간 외교관계 단절을 중단하고 대화를 재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이 태도를 바꾸어야 직접대화가 가능하다고 주장했으나 태도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이란측은 그간 부시 행정부에 대해 이란 정부를 전복하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도 "EU는 미국과 이란간 직접대화를 환영한다"면서 20년 가까이 중단돼온 양국간 대화 재개는 전적으로 양국 정부의 결단에 달린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P5+獨) 등 6개국 외무장관들은 지난 24일런던에서 회동, 이란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기 위한 당근과 채찍을 상황별로 담고 있는 이란핵 협상안을 집중 협의한 결과 '큰 진전'이 있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현재 러시아와 중국은 이란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하지 않을 경우 유엔 안보리가 제재에 나서야 한다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측 요구에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