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러시아 부동산 시장도 급랭

금융위기로 은행들 대출중단<br>개발사업 취소·축소 잇따라

러시아 부동산 시장이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급속히 얼어붙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융위기로 위축된 러시아 은행들이 대출을 중단하면서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사업을 취소하거나 축소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모스크바의 부동산 개발업자인 드미트리 루셴코 미락스 그룹 사장은 "최근 40억 달러 규모의 사업을 취소했다"며 "시장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새 사업에 나서는 대신에 기존 사업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셴코 사장은 또 "자금조달비용이 세 배로 뛰었다"며 "회사를 상장하려던 계획도 접고 중소 업체들을 싼 값에 인수할 기회를 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의 대출 금리는 올 초 8.5%에서 현재 25%로 폭등했다. 신용경색으로 인한 주가 하락도 겹쳤다. 부동산개발업체 OAO 시스테마-홀스의 주가는 지난 6월 주당 7달러에서 지난 22일 1.43달러까지 떨어졌다. 세계 3대 신용등급평가기관 중 하나인 피치는 지난 18일 러시아의 유동성 부족으로 인해 건설업체의 리스크가 가장 커졌다고 지적했다. 러시아 정부가 지원하는 사회기반시설 개발사업도 예외는 아니다. 2014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소치에서 숙박시설을 건설중인 베이직 엘레먼트 사의 유리 레일리언 사장은 사업 규모를 축소할 계획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될 경우 러시아의 경제성장 둔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집값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왔던 러시아 정부에 정치적인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알렉세이 쿠드린 러시아 재무장관은 지난 18일 "은행에 23억7,000달러의 자금을 풀어 건설업체의 대출을 원활히 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전문가들은 향후 수개월 간 부동산 가격 하락과 함께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합병이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부동산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30%가량 급등했으며, 평균 주택 가격은 3년 전보다 세 배 뛰어 오른 m²당 5,000달러(약 575만 원)에 달하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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