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어린이 채널, 어린이를 최우선으로

아이를 둔 부모들의 긴장감이 커지는 방학이 시작되고 있다. 아이들이 모처럼 누릴 수 있는 여유 시간을 놓고 최대한 교육적인 활동을 하기 원하는 부모들과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싶은 아이들의 보이지 않는 긴장 전선이 형성되는 바로 이때다. 그 대립 관계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부모들과 아이들 간의 TV 리모컨 확보전이다. TV 속 세상을 통해 자유로움을 만끽하고자 하는 어린이들을 부모라는 이름의 권위로 무조건 제한하다 보면 오히려 반감만 사기 일쑤이다. 이럴 때 최고의 대안이 바로 어린이 채널이다. 하지만 어린이 채널이라고 해서 무조건 마음을 푹 놓을 수도 없는 상황. 무심코 돌려 본 어린이 채널에서 방송되는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요소들에 흠칫 놀라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TV 속 상상의 세계를 현실과 명확히 구분하는 판단력이 미숙한 어린이들에게 무차별적으로 쏘아대는 자극적인 언어들은 분명 유익하지 않다. 이럴 때 올바른 어린이 채널에 대한 구분을 명확히 하고 올바른 채널을 선택해 시청한다면 이러한 우려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어린이 채널을 만드는 제작자들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TV를 시청하는 어린이 및 가족들은 채널을 선택하는 주도권을 가지고 있지만 만들어놓은 것을 시청하는 수동성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어린이 채널을 표방하는 다수의 어린이 채널들이 있고 각자가 내세우는 채널의 성향 또한 약간씩은 다르다. 교육 채널, 애니메이션 채널, 그리고 2007년 닉 채널의 본격 등장으로 태동된 어린이 엔터테인먼트 채널 등 각자가 내세우는 채널 성향은 다르다. 그러나 이 안에서 절대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것이 바로 그 채널을 보고 즐기는 시청자가 원하는 바를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린이 채널도 결국 사업자이기 때문에 추구하는 바에 따라 제공하는 콘텐츠나 이벤트 등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언제 어느 때라도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바로 그 모든 콘텐츠를 수용할 대상이 바로 ‘어린이’라는 사실이다. 채널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들을 만들어 갈 때, 그리고 그를 통해 수익을 추구할 때조차 ‘어린이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정신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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