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중소 DTV업계 위기감 커진다

델, 국내 진출에 中·대만업체 추격 본격화<br>구조조정 태풍 예고… 유통망 확대 등 총력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PC업계를 가격파괴 및 구조조정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했던 세계 PC시장 1위 업체 델이 내년부터 한국 디지털TV 시장 공략에 나선다. 또 국내 부품업체들이 지상파 디지털(HD)방송 수신용 셋톱박스를 TV 속으로 집어넣을 수 있는 AV(오디오ㆍ비디오)보드를 출시함에 따라 이 분야에서 한국보다 기술력이 1~2년 뒤진 대만ㆍ중국 업체들의 추격전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델코리아는 미국 본사의 LCDㆍPDP 제품군을 들여와 통신판매, 인터넷 쇼핑몰, 기업특판을 통해 미국에서와 비슷한 가격에 판매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판매가격은 HD방송 수신 튜너가 내장된 37인치 LCD TV가 2,299달러(약 230만원), 42인치 PDP TV가 2,499달러(약 250만원)으로 국내 중견기업들의 판매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 들어 두 차례 가격을 크게 인하했던 삼성ㆍLG가 신규 LCD패널 라인 가동, 델의 한국시장 진출을 앞두고 한 차례 더 가격을 인하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며 “이에 따라 중소ㆍ중견업체들의 채산성이 악화돼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업체의 AV보드를 장착한 대만ㆍ중국 업체들의 추격전도 강화될 전망이다. 별다른 부가기능이 없는 일반적인 디지털TV는 패널에 AV보드를 붙이고 옷(케이스)을 입히면 완성된다. 한 중견 디지털TV업체 관계자는 “삼성ㆍLG 등의 패널을 쓸 수밖에 없기 때문에 AV보드를 개발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업체가 기술ㆍ품질ㆍ원가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처럼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자 국내 디지털TV 업체들은 우선 대만ㆍ중국업체들이 추격해오기 전에 회사 규모를 키워 생산원가를 낮추고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위해 해외시장 공략에 주력하는 한편 전자랜드ㆍ하이마트 등 가전ㆍ전자제품 전문점이나 백화점ㆍ할인점 등 국내 유통망 확충에 열을 올리고 있다. 셋톱박스 전문업체인 쓰리에스디지털은 검증받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디지털TV 후발업체이면서도 하이마트ㆍ전자랜드에 진출했다. 수출에 주력해온 우성넥스티어는 최근 6종의 LCDㆍPDP TV를 테크노마트 스페이스나인 등 전자전문점을 통해 내수시장에 진출했다. 디보스는 롯데 등 백화점에 진출한데 이어 이달 말부터 전자랜드에 진출, 전국적인 유통망을 확보한다. 디보스 디지털디바이스 우성넥스티어 등은 국내에 생산능력을 키운 새 공장을 마련했거나 짓고 있다. 디보스 이레전자는 TV로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등을 즐길 수 있는 인터넷TV,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의 TV포털 서비스나 호텔의 VOD 서비스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인터넷프로토콜(IP) 셋톱박스 내장형 IPTV를 출시했거나 개발했다. 디보스의 심봉천 사장은 “해외 바이어들 중에는 지난해 가격이 저렴한 대만ㆍ중국 업체로 발길을 돌렸다가 화질 등의 문제로 판매가 부진해지자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고품질 영상을 구현하는 화질개선칩을 포함한 AV보드 개발력 등 특수시장에서 요구하는 까다로운 사양을 충족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 기술력을 갖춰야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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