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미국에 이민, 영주권을 신청한 한 한국인 가정이 영주권 발급이 늦어져 한국에서 사망한 할아버지의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하는 등 자유를 유보당하고 있다고 조지아주에서 발행되는 일간 애틀랜타 저널컨스티튜션이 17일 소개했다.
이 신문에 독자 투고를 한 김진(애틀랜타 웨스트민스터 고교 2학년)이란 이민 자녀는 4년전 '꿈과 자유의 땅'인 미국에 도착, 지난 2002년 1월 가족 영주권 신청을한후 처음에는 750~800일이면 영주권이 발급될 것으로 알았으나, 9.11 테러의 여파로 1천100일이 지난 현재 "이민국이 연방수사국(FBI)로 부터 지문 자료 결과를 받았다"는 통지만 받았을 뿐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월 낮잠을 자던중 어머니가 울면서 전해준 할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들은 그는 6살때 까지 자신을 등에 업어 키운 할아버지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고 부모와 함께 한국을 방문하려 했으나, 이민국 관리로 부터 "영주권을 신청중인 상태에서는 '기술적인 문제상' 미국을 떠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
이와함께 여행 허가를 받으면 한국을 다녀올 수 있는데 그럴려면 120 달러의 신청료와 두달을 기다려야 한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에 장례식에 반드시 가야한다는 가족의 소망을 전하자 "그럴려면 일찍 여행허가 신청을 냈어야 했다. 지방 이민국 사무실을 찾아가 당장 허가서를 받을 수 있는지 부탁해 보라. 그런데 허가해줄지는 장담 못한다"는 말만 들었다.
이 문제를 상의한 변호사는 "여행 허가서를 받을 수 있을 지는 모르겠는데, 재입국이 될 지는 보장할 수 없다. 당신 가족이 추방당할 위험에 처하도록 하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결국 가족들은 장례식 참석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일이 있은 후 성적이 우수한 고교생에게만 특별히 부여되는 외국 고교에서의1년간 연수 기회를 갖게 돼 이탈리아 연수를 신청했는데, 이때도 체류 신분이 문제가 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그는 "이제 미국이 제2의 조국이 됐는데, 이런 일들은 '자유와 꿈'의 땅 미국이 역설적이게도 할아버지를 보고 싶은 꿈을 막고 (해외 연수라는) 나의 자유를 봉쇄했다"고 말했다.
애틀랜타 저널 컨스티튜션은 이 투고문에 '관료적 형식 절차 때문에 자유가 유보되다'라는 제목을 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박노황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