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기초노령연금제’ 시행을 앞두고 70세 이상 노인 명의로 가입한 금융상품에 대한 해약이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이는 노인들의 소득과 재산을 따져 노령연금 수혜자와 지급액을 결정하기 때문. 이에 따라 금융기관 창구 등에는 정기예금과 펀드 등을 중도 해약할 경우 입게 되는 손실을 문의하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대구시에 따르면 현재까지 모두 70세 이상 노인 4만1,959명이 기초노령연금 신청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청 대상자(6만8,000여명)의 61%수준. 대구시 관계자는 “집중신청기간인 오는 16일까지 대부분의 대상 노인들이 노령연금 신청을 마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상품 해약과 노령연금 수급의 연관 관계를 묻는 전화도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노령연금 수급을 위한 금융상품 해약 및 문의는 전국적인 현상. 경기도 안산에 사는 김모(46)씨는 최근 만 73세인 모친 명의로 개설한 정기예금과 펀드 등 6,000만원 상당의 금융상품을 가족들과 상의한 끝에 해약했다.
만기가 6개월 정도 남았고, 정기예금에는 이자 비과세 혜택까지 있지만 해약으로 돌아올 손해보다 매월 8만3,640원씩 받게 될 노령연금에 더 끌렸던 것.
만 70세가 넘은 부모를 모시고 사는 회사원 박모(48ㆍ경기도 안양시)씨도 공시지가 6,000여만원 상당의 아버지 명의로 된 땅과 2년 만기인 1억원짜리 신탁예금의 처리를 놓고 현재 고심중이다.
박씨 부모의 경우 재산과 소득을 합산한 소득인정액이 전체 노인의 하위 40%에 속한 것으로 평가되면 매월 13만3,820원의 노령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노령연금 수급과 관련한 정기예금 중도해약 문의가 많아졌고, 실제 해약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노령연금 혜택을 받기 위해 부모 명의로 된 재산을 감추거나 줄이려는 시도는 연금 집중신청 마감 시한이 다가오면서 부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초노령연금 수급대상은 내년 1월부터 만 70세 이상, 7월부터는 만 65세 이상으로 각각 확대되며 소득과 재산이 적은 순으로 60%에 혜택이 돌아간다.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해 월 소득이 혼자 사는 노인은 40만원, 부부는 64만원 이하이면 각각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이중 하위 40%는 전액을, 차상위 20%는 이보다 적은 금액을 연금으로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