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30돌 맞은 가나아트… 작가와 함께한 여정

컨템포러리 에이지전<br>이응노 등 작품 70여점 전시

지용호의 'Lion'

서울 종로구 관훈동 2층의 작은 공간에서 출발했던 가나아트센터가 올해로 개관 30돌을 맞았다. 대학 졸업 후 26세 때부터 고려화랑에서 일한 이호재(59) 회장이 '처음'이라는 뜻을 담아 지은 가나아트는 국내 3대 화랑으로 떠오르며 미술 저변 확대에 힘을 쏟았다. 그리고 가나아트의 역사를 얘기하기 위해서는 가나아트의 오늘이 있기까지 동고동락해온 작가들을 빼놓을 수 없다.


이 회장은 1985년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던 고암 이응노(1904∼1989) 화백을 찾았다. 당시 동백림 사건으로 고초를 겪던 고암은 이 회장에게 "한국에서 내 작품을 없애기 위해 온 공작원이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 회장은 끈질긴 설득 끝에 고암의 작품 '인물 군상'을 받아 1989년 국내 전시를 할 수 있었는데, 이 회장은 당시 이로 인해 경찰 조사를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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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아트는 개관 후 지금까지 600회 이상 전시를 기획했으며 지난 1984년부터는 전속작가 제도를 도입해 작가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1996년부터 프랑스 파리 시떼 데자르에 한국작가 입주공간을 마련했고, 2001년 서울 평창아틀리에, 2006년 경기도 양주 장흥아틀리에를 각각 조성해 60여명의 작가에게 창작스튜디오를 제공하고 있다.

'소나무' 시리즈로 유명한 배병우, '온 에어' 연작으로 주목 받은 김아타의 작품이 가나의 아틀리에에서 탄생했다. 박영남, 전병현, 사석원 등은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가나와의 인연으로 작품 활동을 지속하게 된 작가들이다.

이렇듯 운명처럼 가나아트와 연을 맺게 된 작가들의 작품 70여점이 오는 6월 9일까지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컨템포러리 에이지(CONTEMPORARY AGE)'라는 제목을 달고 전시된다. 고암 이응노를 비롯해 윤명로ㆍ이종상ㆍ이숙자ㆍ박대성ㆍ이왈종ㆍ오수환ㆍ임옥상ㆍ고영훈ㆍ오치균ㆍ한진섭ㆍ홍지연ㆍ백승우ㆍ지용호 등 50여명의 원로와 신진 작가가 대거 참여한다. 엄숙한 고요함을 보여주는 최종태의 조각, 동양적 수목화 느낌을 강하게 발산하는 배병우의 사진, 치밀하게 묘사된 외관 너머로 관념적 요소를 담아내는 고영훈의 극사실회화, 폐타이어로 만든 뮤턴트(변종의) 조각으로 유명한 지용호 작품에 이르기까지 장르도 다양하다. 한편 이 회장은 2001년부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으며 9남매 중 막내인 이옥경(52) 대표가 화랑을 운영하고 있다.


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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