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출총제 졸업요건 완화 검토"

姜공정위장, 15대그룹 구조본부장 간담서 밝혀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이 10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15개 그룹 구조조정본부장들과의 오찬에서 정부정책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홍인기기자

강철규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10일 15대 그룹 구조조정본부장과의 간담회에서 출자총액제 졸업요건 중 일부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강 위원장은 또 ‘지주회사 전환시 자회사 지분율 요건 완화’를 요구한 본부장 등의 건의에 대해 개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러나 강 위원장과 본부장들은 구조본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서는 상반된 견해를 나타냈다. ◇출자총액제=강 위원장은 본부장들에게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의 마지막 해인 올해 출자총액제에서 많이 졸업해달라고 독려했다. 자산 6조원 이상 대기업집단에 적용되는 출총제는 지주회사제로 전환하거나 ▦집중투표제 ▦서면투표제 ▦내부거래위원회 및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설립 등 4가지 요건 중 3가지 이상을 충족하면 졸업할 수 있다. 올 해와 내년 중으로 출총제를 졸업할 기업이 많으면 내년 출총제 자체를 전면 재검토하면서 필요성이 줄기 때문에 폐지를 적극 검토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이에 대해 본부장들은 불합리할 만큼 엄격한 일부 제도를 완화해 출총제 졸업을 견인해달라고 말했다.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게 한 내부거래위 및 사외이사후보추천위 설립요건, 10억원 이상 내부거래는 이사회 의결을 거치도록 한 것 등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공정위도 이를 충분히 검토, 필요하면 개선하겠다고 답했다. ◇지주회사제=삼성을 제외한 대부분 기업의 본부장은 지주회사제도가 지배구조 선진화의 현실적 방안이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기업들은 지주회사 전환 요건 역시 너무 엄격하다며 특히 자회사 지분취득 상한선을 완화해달라고 했다. 현재 지주회사는 상장사 30% 이상, 비상장사 5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본부장들은 공정위가 지주회사의 부채비율 100% 요건을 상향 조정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공정위도 지주회사 전환 요건이 너무 엄격한 측면이 있다는 지적에 일부 공감한다”며 개선 가능성을 비췄다. ◇구조조정본부=“더 투명하게 운영해달라”는 강 위원장의 요청에 본부장들은 이견을 표출했다. 강 위원장은 “구조본 조직을 더 축소하고 활동내용 및 경비 등을 투명하게 공개해달라”고 요구했다. 본부장들은 이에 “구조본이 예전의 구조본이 아니다”며 “월권행위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전략적인 부분에서 투자 등 미세조정을 하는 최소한의 기능만 남았다”고 항변했다. 이학수 삼성 본부장도 구조본의 역기능은 거의 없으며 순기능만이 남았음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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