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특파원 칼럼] 韓流, 寒流, 恨流

고진갑 <베이징특파원>

요즘 중국을 찾는 사람들은 “한류(韓流)를 이용하면 큰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종종 한다. 중국은 물론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류 바람을 중국 현지에 와 직접 느끼면서 좋은 사업거리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틀린 생각이 아니다. 음악ㆍ드라마ㆍ영화 등으로 촉발된 한류 바람이 중국인들의 생활 속으로 침투하면서 한국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고 이를 잘 이용하면 ‘블루오션’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면 이 사업도 만만치 않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화려하게 장식된 한류를 냉정하게 바라보면 너무 과장된 측면이 많다. 겉모습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이와는 정반대로 생각하고 있는 사람도 많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는 얘기다. 일부 중국인들은 한류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한류가 실속 없이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는 데서 찾을 수 있다. 실제 한류를 일회성 돈벌이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한류의 좋은 이미지가 흠집 나는 사례가 요즘 부쩍 늘고 있다. 일부 공연기획사들이 만들어내는 사기성 공연과 저질 상품에 한류라는 이름을 붙여 마케팅을 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이에 대한 중국의 경계는 이미 시작됐다. 특히 중국 언론들은 이런 경우를 비유 삼아 매우 비판적인 글로 한류에 재를 뿌리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한국 유명 연예인들의 어린 시절과 지금의 얼굴 사진을 대비해 성형수술과 지나친 화장이 한국 여성의 미(美)를 대표하는 것이라며 견제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런 움직임들이 한류를 언제라도 한류(寒流)로 바꿀 수 있고 심지어는 한류(恨流)로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변화는 한류가 더욱 확산되고 돈벌이에 급급한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더욱 빨라질 수 있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이제 막 뿌리를 내리려는 한류를 ‘차갑고 원한을 사는 바람’이 아니라 ‘따뜻한 바람’으로 지속되게 하는 것이다. 중국인의 마음 깊은 곳을 따뜻하게 만드는 ‘동남풍’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 대중문화가 자생하고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또 중국의 경계심을 유발하는 자극적인 말과 행동도 자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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