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눈길끄는 외국영화] 스웨덴 영화 ‘깝스’

형사들의 활약상은 영화 속에서 끊임없이 확대 반복돼 온 소재. 스웨덴 영화 `깝스`는 `형사물의 대명사`처럼 돼 버린 할리우드 식 구성 대신 북구 유럽의 형사 이야기를 맛볼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스웨덴에서 6주간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었고 올해 부천 판타스틱 영화제에 소개되며 큰 인기를 모았던 코미디 영화다. 무대는 스웨덴의 한적한 마을. 영화 속에는 총 네 명의 형사들이 등장하는데 이들 모두 `영웅상의 현현`이라기 보다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이다 할리우드 액션영화광인 베니(토켈 페터손)는 집에 들어갈 때 마다 격투 영화 장면을 흉내내고 뜨개질이 취미인 다소 만화적인 캐릭터다. 신체 건강한 `순진남` 야곱(파레스 파레스) 역시 소개팅에 나가면 번번이 채이고 마는 `우리 이웃`이다. 그런가 하면 라세(고란 라그네르스탐)와 아그네타(시셀라 카일레)는 서로의 몸매를 두고 티격태격하며 시간을 죽이는 중년 부부 형사다. 이들이 근무하고 있는 마을 역시 조용하고 평범하기 그지 없다. 지난 10년간 `범죄율 0%`라는 마을에서 경찰들이 하는 일이란 화단에 들어간 소를 끌어내거나 부서진 문짝을 고치는 따위다. 동네 노인들과의 내기 포커에서마저 속기 일쑤고 점심에 먹을 핫도그에 대해 심각하게 논의하는 일이 이들의 일상이다. 베니의 선물에 모두가 동화처럼 감탄해 하던 화목한 오후에 중앙에서 파견된 검사관 예시카(에바 로제)가 나타난다. 예시카가 범죄율이 없는 경찰서를 폐쇄할 방침이라고 통보하자 네 경찰은 `경찰서 사수작전`에 돌입케 된다. 이들이 범죄율을 상승시키기 위해 벌이는 작전 역시 소박하고 배꼽을 잡는 수준. 햄버거 가게 쓰레기통에 불을 낸 이들은 서로 다투는 통에 가건물이 홀랑 다 타버리는 것도 눈치채지 못한다. `짭새는 물러가라` 식의 낙서를 남기고 없는 총격전을 꾸며낼 때는 `매트릭스`식 액션까지 상상으로 동원해댄다. 감독은 올해 26살인 요제프 파레스. 15살 때부터 단편영화를 만들어온 그는 2000년 `얄라! 얄라!`를 크게 히트시키며 유럽 코미디 영화계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야곱 역을 맡은 파레스 파레스와 단역으로 등장하는 얀 파레스는 그의 친형과 친아버지다. 엉뚱하고 황당한 대목도 등장하지만 상영시간 내내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걸 막을 순 없다. 상영중. <정승량기자 s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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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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