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케이블TV, HD방송 늘린다

온·CJ미디어, 콘텐츠 프로그램 공급 박차<br>내년까지 방송비율 40%대까지 확대 계획<br>막대한 투자재원·시청자 가격저항이 걸림돌



케이블TV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고화질(HD) 콘텐츠 프로그램 공급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국내 MPP(Multi Program Providerㆍ채널을 2개 이상 운영하고 있는 PP)업계 양대 최강자인 온미디어와 CJ미디어가 나란히 올 연말까지 HD 방송을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KBS 등 지상파 3사가 이미 일부 프로그램을 HD로 방송하고 있고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ㆍSystem Operator)들이 지난 6월 HD화를 공식 추진키로 한 데 비해서는 다소 늦은 출발이지만 시청자가 눈으로 접하는 콘텐츠 공급업체들이 나선 이상 케이블TV에서 HD방송을 접할 기회는 한층 더 넓어질 전망이다. 내년까지 방송물 40% HD화=온미디어와 CJ미디어의 HD 계획은 엇비슷하다. 온미디어는 자사 인기 영화채널인 ‘OCN’과 ‘수퍼액션’, 프리미엄 채널인 ‘캐치온’ 등 3개 채널에 대해 올 연말까지 HD 방송 비율을 15%까지 늘리고 2007년엔 40%대까지 확대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향후 자체 제작하는 TV영화와 시리즈물을 모두 HD 기반으로 만들고 CSI 등 해외 유명 시리즈물과 새로 방영하는 한국영화를 모두 HD로 방송할 예정이다. CJ미디어도 오는 10월 선보일 연예오락채널 ‘tvN’과 영화채널인 ‘채널CGV’, ‘XTM’, 라이프스타일채널 ‘올리브 네트워크’ 등 4개 채널을 중심으로 연말까지 15%, 내년 중 40%까지 HD방송 비율을 늘려갈 방침이다. 국내 케이블 PP들이 본격적으로 HD방송을 하는 건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온미디어가 디지털케이블 전문채널 ‘스토리온’에서, CJ미디어가 PPV(pay per viewㆍ프로그램 건당 돈 내고 보는 프로그램)채널인 ‘CGV초이스’를 통해 일부 콘텐츠를 HD로 내보내긴 했지만 두 채널 모두 가입자가 20만 가구가 채 안 됐다. 김계홍 온미디어 상무는 “SO들의 디지털전환계획과 맞물려 케이블TV 전반의 디지털화를 올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며 “HD방송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가격=두 회사의 HD화로 일단 HD 콘텐츠를 볼 기회는 대폭 늘었다. 그간 HD 콘텐츠는 지상파 3사의 일부 프로그램과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의 자회사인 스카이HD 등을 통해서만 볼 수 있었다. ‘고화질’의 매력을 이들 PP가 방송하는 소구력 높은 ‘개봉작 영화’로 느끼게 되면 HD방송 수요도 자연스럽게 확대될 것으로 케이블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가격. HDTV 수상기의 비싼 가격도 걸림돌이지만 HD 디지털케이블 수신료의 높은 가격에 대한 시청자들의 저항이 큰 관건이다. 올 10월 CJ케이블넷을 시작으로 씨앤앰 등 MSO(SO를 2개 이상 소유하고 있는 회사)들이 잇따라 HD 디지털케이블을 보급할 예정이지만 얼마나 많은 가입자를 유도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국내 1,300만 케이블 가입자 가운데 80% 이상이 월 수신료 5,000원대의 아날로그 보급형 가입자인 점을 감안하면 월 2만 5,000원~3만원으로 예상되는 HD 디지털 케이블 상품의 향후 보급 전망은 밝지만은 않다. 그나마 수도권 일부 아파트 단지 지역에선 올 들어 월 5,000원 미만 수신료를 50~100% 인상하는 과정에서 SO와 시청자 간의 분쟁까지 빚어지는 실정이다. HD화를 위해 치러야 할 PP와 SO의 막대한 투자재원도 문제. PP로선 HD에 나선다고 해서 당장 추가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 오히려 각종 방송장비를 교체해야 하는 부담이 앞선다. SO 역시 20만원대인 HD용 셋톱박스를 보급하는 데 드는 비용만 2010년까지 3조 5,16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돼 여기에 드는 투자재원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케이블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2010년까지 전면 디지털 방송을 실시하기로 정책을 마련한 이상 이에 대한 지원 마련도 절실하다”며 “IPTV 등 경쟁 매체들이 속속 등장하는 마당에 업계로선 HD화까지 추진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안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