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직장인들이 떠난다
조직 적응 못해…잔심부름 싫어서…잦은 야근 힘들어신입사원 3명중 1명 '입사 1년도 안돼 그만둬'中企퇴사율 31%로 대기업보다 2배이상 높아
임석훈기자 sh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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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초 대기업 계열 K사 신입사원 공채에 합격한 김모(29)씨는 입사 반년 만인 7월 중순 미련 없이 사표를 던졌다. ‘바늘구멍 통과하기’라는 취업문, 그것도 대기업에 들어갔지만 이게 아니다 싶었기 때문이다. 건축학도로서 대한민국 최고의 건물을 지어보겠다는 포부로 들떠 있었으나 현장에 나가 맞닥뜨린 현실은 간단하지 않았다.
기대했던 것보다 근무환경이 열악하고 상사의 질책, 동료들과의 마찰 등이 그를 괴롭혔다. 잔심부름을 할 때면 ‘이거 하려고 회사에 들어왔나’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했다. 요즘 김씨는 민간업체 입사는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이다. 안정된 직장이 최고라는 생각 때문이다.
대졸인 박모(24ㆍ여)씨도 지난해 입사한 중소벤처기업 D사를 3개월 만에 그만뒀다. 눈높이를 낮춰 유망하다는 중소기업에 들어갔지만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복지혜택 등은 감수하려고 했다. 그러나 하루가 멀다 하고 반복되는 야근 등 일정하지 않은 근무시간은 견디기 힘들었다. 박씨는 공기업 문을 두드리고 있다.
심각한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김씨나 박씨처럼 입사 1년이 안돼 직장을 떠나는 신세대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24일 잡코리아가 국내 및 외국계 기업 855개사(국내 769개, 외국계 86개)를 대상으로 ‘신입사원 퇴직률’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채용한 신입사원 가운데 입사 후 1년 이내에 퇴사한 직원 비율이 평균 30.1%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3명 중 1명이 1년을 못 채우고 회사를 그만둔 것이다.
퇴사 시기는 ‘입사 후 3개월 이내’가 34.6%로 가장 많았다. 기업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이 31.7%로 대기업(13.3%)에 비해 18.4%포인트나 높아 중소기업 신입사원들의 직장생활 안착률이 크게 낮았다.
퇴직사유는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기 때문(29.7%)이 첫번째로 꼽혔다. 이어 ▦인내심과 참을성이 부족해서(24.6%) ▦조직에 적응을 하지 못해서(23.1%) 등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신입사원 20명을 뽑은 K사의 경우 벌써 5명이 사표를 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근무환경에 대한 불만, 공무원 시험 준비 등 이유도 다양하다”고 전했다.
잡코리아의 한 관계자는 “취업난 때문에 자신의 적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일단 붙고 보자는 성급한 마음으로 사회진출을 시도하는 구직자들이 많은데다 이직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사라지면서 기회가 오면 언제든 회사를 옮기겠다는 생각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입력시간 : 2007/01/24 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