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잠시 하향 안정되던 금리가 다시 반등했다. 연초 4.93%에서 시작한 3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 주초 4.8%대에 진입하기도 했지만 추가적인 하락에 실패하고 주말에는 4.9%대 후반까지 다시 상승했다. 지표금리가 5.0%에 근접한 수준까지 올라선 것은 지난해 4월 말 이후 처음이다. 지난 주 금리가 상승한 데는 몇 가지 원인이 있다. 우선 금융통화위원회를 전후로 시장의 분위기가 변했다. 당초 채권시장에서는 지난 11일 열렸던 금통위에서 콜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고 결과는 시장의 예상대로 됐다. 그러나 정작 시장이 주목한 부분은 콜금리 결정 자체가 아니라 통화당국의 정책기조였다. 지난 해 연말부터 시중 유동성을 직접 조절하는 방식의 통화정책을 펴고 있는 통화당국으로서는 이번 금통위에서 중립 내지는 유보적 견해를 펼 것이라는 것이 시장의 일반적인 예상이었다. 새롭게 시행하는 통화정책의 효과가 가시화될 때까지는 통화당국의 태도가 관망적일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실제로 이런 전망에 근거해 금통위 이전에 채권매수에 나섰던 투자자가 많았으며 이 부분이 연초 이후 금리가 하향안정세를 보였던 주요 배경이었다. 하지만 금통위 이후 밝혀진 정책기조는 시장의 기대에서 다소 벗어난 것이었다. 시장이 기대했던 유보적 입장 표명은 그리 강하지 않았던 대신, 부동산 경기나 시중유동성에 대해 여전히 보수적 입장을 시사하는 표현들이 많았던 것이다.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타남에 따라 채권시장에서는 시각 조정이 필요하게 됐고 이에 따라 금리가 반등했다. 이와 함께 해외 금리의 움직임도 국내 금리에 영향을 미쳤다. 연말, 연초에 하락세를 보였던 미국 금리가 경제지표 개선과 FRB 정책금리 인하기대 감소 등의 영향으로 상승세를 보였으며, 지난 주 후반에는 지난 해 11월 이래 가장 높은 수준까지 상승했다. 또 지난 주 후반 영국 중앙은행이 자국의 경기호전과 유동성 팽창에 대응해 정책금리를 5.25%로 0.25%포인트 전격 인상했다. 해외시장에서의 주요 금리 상승은 국내 채권시장에도 심리적으로 부담을 줬다. 아울러 그동안 채권시장 우호적이었던 환율, 주가의 움직임이 이전과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며 채권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던 점도 금리 상승의 한 원인이 됐다. 이번 주에는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가운데 주초에 있을 국고채 5년물 입찰과 단기자금시장 동향에 따라 금리의 움직임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에 있었던 금리의 단기 급등으로 채권 가격메리트가 부각됨에 따라 저가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높지만 채권시장의 위험관리적 분위기가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윤 항 진 한국투신운용 채권리서치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