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이 고금리를 받는다고 비판할 것이 아니라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대출해주는 순기능을 봐야 합니다."
9일 취임 1주년을 맞은 최규연(57·사진)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저축은행업계가 서민들에게 고금리 대출을 한다는 점을 비판할 게 아니라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대출해주는 '순기능'을 봐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표면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고금리를 받는 게 착한 일은 아니다"라면서도 "은행에서 대출받지 못하는 저신용·고위험 고객들은 부실률이 높은데 무작정 금리를 낮추면 저축은행이 망할 수도 있다. 무작정 서민금융기관이 나빠서 금리를 많이 받는다고 지적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저축은행업계의 금리를 시장 자율에 맡기는 것은 어려운 측면이 있으므로 고금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보증을 서줄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신용도가 높은 사람은 시장에 금리를 맡겨도 문제가 없지만 사장 원리가 적용되기 어려운 서민금융기관은 정부가 신용 보강을 해주면서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저축은행의 발전을 위해 스스로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대단한 일을 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취임한 지 일 년이 지났다"고 짧게 소회를 밝혔지만 그동안 업계의 자발적인 경쟁력 확보를 위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 등과 함께 합심해 '저축은행 발전 방향'을 이끌어내는 데 일조했다.
지난 9월 발표된 저축은행 발전 방향에는 업계가 꾸준히 원해오던 할부금융, 펀드·보험 판매, 신용카드 발급, 정책금융자금 취급 허용 등의 먹거리를 담았다. 현재 저축은행중앙회 차원에서 개별 카드·보험사와 해당 부문에 대해 협의 중이며 주택금융공사와 함께 적격대출 취급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아울러 금융위가 제시한 '관계형 금융'의 일환으로 동산담보 대출 취급을 확대·실시하기 위해 업계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할 예정이다.
최 회장은 과거 저축은행중앙회장들과 달리 업계 대표들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취임 1년 새 수차례 전국의 저축은행 대표를 모아놓고 간담회를 실시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대표들은 개별 주제에 대해 팀을 구성해서 토론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 밖에 수시로 저축은행 대표들을 만나 식사하고 업계의 목소리를 반영하고자 애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