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유럽위기 다시 불거지면 내년 성장률 2.4%"

예산정책처 전망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불거질 경우 우리나라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2.4%에 그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왔다.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IB)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2%대로 예측한 적은 있지만 국내 정부기관이 'L자형 침체'를 공식 경고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23일 국회예산정책처는 '남부 유럽 재정위기가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역할'에서 "내년 국내외 경제는 유럽 재정위기의 전개상황에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비관적 시나리오에 따라 유럽 재정위기가 다시 부각된다면 국내 경기는 2.4%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앞서 외국계 IB인 BNP파리바와 도이체방크는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각각 2.6%, 2.8%로 예상했다. '비관적 시나리오'라는 전제를 달았지만 예산정책처의 전망이 사실상 최저 수준인 셈이다. 예산정책처는 표준적 시나리오에서 내년 경제성장률을 3.5%로 예상했으며 표준적 시나리오와 비관적 시나리오의 확률은 6대4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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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그리스의 재정건전화 계획이 부진해 국제기구의 구제금융지원이 중단되거나 스페인이 재정정부의 재정악화 등으로 재정건전화 계획에 차질을 빚어 이탈리아 등 주변 유럽 국가로 위기가 전염되는 경우를 가정했다.

예산정책처는 재정위기가 악화될 경우 내년 세계경제성장률은 표준 시나리오(3.6%)보다 1%포인트 낮은 2.6%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남유럽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축소되고 국가신용등급이 하락하면서 유로존 경제의 침체국면이 이어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통관수출액은 2.8% 증가해 표준적 시나리오(5.6%)의 절반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내수는 1.6% 늘어나는 데 그쳐 표준 시나리오(2.6%)보다 1%포인트 밑돌 것으로 봤다. 예산정책처 관계자는 "남유럽 재정위기가 점차 안정화될 경우 내년 이후 우리 경제는 '바나나형'의 완만한 회복세가 오는 2014년까지 이어지겠지만 반대의 경우 'L자형' 양상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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