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태구 대우자동차 회장(한국경제를 움직이는 전문경영인)

◎“내수시장 40%” 이끄는 김태구 악단 지휘자/3차종 동시개발·연산 200만대 비전 제시/무파업·무감원·무불황 3무신화 달성도요즘 김태구 대우자동차회장을 만나는 사람들은 「살맛나는」 표정을 어렵잖게 읽을 수 있다. 「3개차종 동시개발」「세계경영의 기수」「무파업신화의 주역」 등 김회장과 대우자동차를 둘러싼 「찬사」가 끊이지 않기 때문. 김회장은 『스스로 우리의 역동적인 모습에 놀랄 때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럴 때 일수록 신중해야 하고,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추수리며 임직원들을 독려한다. 이른 아침(8시) 대우빌딩에서 자리를 같이한 김회장은 『정말 바쁘다』면서도 그게 싫은 모습은 아니다. 『휴일은 한달에 한번 정도』라면서 『진짜 바쁜 것은 이제부터 시작된다』고 말한다. 폴란드, 루마니아, 우즈베키스탄 등 해외에 구축한 대형사업을 하나하나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군산공장의 가동으로 국내에 연산 1백만대 체제를 갖추고, 신차도 만족스러워 국내에서는 안정기반을 갖췄다』며 『올해는 해외출장이 더 잦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김회장을 「한국을 움직이는 경영인」으로 주저없이 꼽을 수 있는 것으로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3차종 동시개발」과 단숨에 국내승용시장의 40%를 장악하겠다는 의욕적인 경영계획, 그리고 세계경영의 성공이다. 이중 자동차업계 관계자들이 「이해불가」로 지적하는게 「동시개발」. 『동시공학,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함께 차종별로 3개 개발팀을 별도로 구성, 서로 경쟁과 보완, 조화를 유도한게 주요인이다.』 김회장이 밝히는 성공이유다. 대우는 차종별로 엔진, 바디, 서스팬션, 시작 등을 별도로 구성하는 독특한 개발시스템을 도입, 운영했다. 대우문화에서 특징적으로 발견되는 「다이나미즘」에 「최초의 독자개발」이란 새역사 창조의 희망과 기대(열정)를 접목시켰다. 이 전략은 『기술인력, 경험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기술수준을 몇단계 높이는 완벽한 시너지효과를 추구하면서 보기좋게 성공했다.』 김회장은 이 시스템의 총지휘자다. 『각 팀별로 악단장을 임명하면서 서로 좋은 화음을 만들어내려는 노력이 주효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오케스트라경영」이다. 김회장은 대우를 세간에서 「김우중 회장과 그 악단」으로 표현하는데 동의한다. 그렇다면 대우자동차는 「김태구와 그 악단」인 셈. 「만년 3위」인 대우가 어떻게 내수시장의 40%를 달성하느냐는데 의문이 많다. 『특별한 것은 없다. 라노스, 누비라, V­100 등 3개차의 성능이 매우 뛰어나다』는게 김회장의 말은 「해결사」라는 그의 별명을 돋보이게 한다. 김회장과 대우자동차의 오늘은 그냥 이루어진게 아니다. 그래서 김우중 회장, 김태구 회장, 그리고 「대우자동차 사람들」이 더욱 돋보인다. 지난 91년말 자동차사장에 임명돼 부평에 내려간 김회장의 첫 느낌은 「황폐함」이었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NAC(New Automotive­idustry Concept)도전운동이 시작됐다.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2000년대 2백만대 생산」의 비전도 제시했다. 품질안정을 위한 근로자들과의 지난한 공조가 시도됐다. 그 결과는 꿈같던 목표가 현실화됐고 ▲노조의 무파업 ▲불황기의 호황 ▲감령속의 무감원이란 「3무신화」를 창조하는 원동력이 됐다. 김회장은 『김우중 회장의 뛰어난 선견력과 결단력』을 중요한 성공요인으로 꼽는다. 김회장이 요즘 큰 관심을 갖고 있는게 9년(91년­2000년)을 3년씩 3단계로 나눠 추진해온 장기경영계획이 시작되는 98년 이후의 준비다. 『98년부터는 모든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다. 지금 그것을 만들고 있다.』 김회장은 『명확한 가치관과 판단력은 기본자실이다. 여기에 열심히 일하고, 일하는 과정에서 명예를 중시하는 신조』를 전문경영인의 자세로 꼽았다. 상오 7시30분 집무실(주로 부평공장)에 출근, 밤 8시30분이 넘어야 퇴근을 하고, 한달에 한번의 휴일을 「즐기는」 고된 경영자의 길. 하지만 『자동차는 무한한 미래가 있는 산업』이라는 그의 말에서는 대우가 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기업이 됐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취미는 등산과 바둑(3급).<박원배·정승량> □약력 ▲41년 충북 괴산 출생 ▲청주고(59년) 서울대 상대(63) 서울대 경영대학원(72) ▲63년 한국산업은행 입사 ▲73년 대우실업 입사 ▲90년 대우조선 사장 ▲91년 대우자동차 사장 ▲95년 대우그룹 자동차부문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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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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