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기상생활지수'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 첫눈이 왔다. 기상청에서 저녁 늦게 비나 눈이 오겠다고 예보했지만 첫눈이 오면 만나기로 한 연인들은 더없이 설???것이고 주말 동안 정성스레 세차를 한 사람들은 울상이 됐을 것이다. 최근 들어 여러 정보 중 날씨정보가 정말 중요한 정보가 됐다. 레저산업이나 에어컨 등 냉방기기산업ㆍ반도체산업 등 날씨로 인해 밥벌이가 되느냐 안되느냐가 결정되는 산업 분야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됐다. 맑음ㆍ갬ㆍ비 등의 단순 하늘 상태를 넘어서 일반인이 일상생활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만든 기상정보가 바로 ‘기상생활지수’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세차지수ㆍ빨래지수 같은 것이다. 우리 기상청에서는 생각보다 많은 생활지수를 제공하고 있다. 19개의 지수 중 식중독지수ㆍ불쾌지수ㆍ체감온도 같은 것은 평상시 생활하며 자주 언급하는 것들이다. 하지만 이외에 실효습도ㆍ난방도일ㆍ열파지수ㆍ강수효과비 등 대부분의 지수는 생활지수라고 하기에는 도통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가 힘이 든다. 지난 기상청 국정감사가 생각난다. 기상 업무를 총괄하는 기상청장에게 국민들에게 생소한 실효습도ㆍ강수효과비 등 기상생활지수들에 대해서 질문을 했다. 그런데 기상청장조차도 강수효과비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했다. 게다가 각 지수별로 수치의 높낮이가 의미하는 바가 달라 오히려 생활에 혼란을 부추기는 지수도 있다. ‘열지수32’라는 것을 보고 ‘신체활동시 일사병 가능성 있음’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국민이 몇이나 되겠는가. 기상청에서는 그동안 적중률 떨어지는 일기예보와 이해하기 어려운 기상생활지수로 오히려 국민들의 불쾌지수를 높였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기상청이 생활지수 단어를 정말 쉽게 정리하고 지수 간 구간값을 통일하겠다고 하니 다행이다. 국민들이 쉽게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친근한 기상생활지수 덕분에 센스 있는 일상생활을 설계해 각박한 세상살이의 불쾌지수가 점점 떨어지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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