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테마상가 분양안된다/예상과 달리 차별화·고객유인 실패

◎서울·수도권 임대율 50%미만 수두룩/입지·업종 신중 투자를부동산 개발의 새로운 아이디어 상품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테마상가가 분양이 제대로 안되는 등 부동산시장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테마상가는 최근 1∼2년새 서울·수도권, 대도시를 중심으로 봇물처럼 쏟아지며 21세기형 부동산상품으로 눈길을 모았다. 그러나 당초기대와는 달리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경우가 대부분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정한 테마(주제)를 설정, 그에 맞는 유사업종을 모아 차별화·전문화된 상권을 형성하는 테마상가가 그 테마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 구로구 시흥동에 있는 S학생프라자는 「초·중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원」을 테마로 정해 이달초 완공됐으나 임대가 한 건도 안돼 아직 빈 건물로 덩그렇게 남아있다. 5층짜리 건물 전체에 영어수학, 속셈, 컴퓨터, 피아노 등 학원만을 유치한다는 계획이었다. 들어서는 학원들이 공동으로 셔틀버스를 이용하고 한 건물내에서 다양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장점들을 살리려 했으나 한 층도 임대분양이 안돼 일반 상가로 전환해야 할 판이다. 이 건물은 지난해 한 기관에서 주최한 부동산 개발경진대회에 입선한 「작품」이다. 경기도 군포시 금정동의 K여성프라자는 「여성」이 테마다. 미용실, 화장품 및 여성내의 매장, 찜질방 등 여성만을 위한 상가다. 지하1층 지상4층 규모로 지난 1월 준공됐으나 공급된 점포는 하나도 없이 텅 비어있다. 일산·분당 등 신도시의 테마상가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난해 극심한 상가경기 침체를 맛본 분당의 경우 일부 상가가 분양전략으로 테마를 들고 나왔으나 거의 먹혀들지 않고 있다. 상가경기 침체를 테마상가로 극복해 보려는 노력이 빗나가고 있는 것이다. 분당 야탑역 인근 T빌딩은 자동차, 휴식·오락 등을 주제로 한 대규모 테마빌딩이다. 지난 95년 분양을 시작했으나 지하2층만 분양 완료됐을 뿐 가장 중요한 지상 1·2층은 임대분양률이 20%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섬유원단 및 의류를 전문으로 한 동대문 일대 테마빌딩들도 일부를 제외하곤 초기 분양률이 20∼40%에 머물면서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테마상가가 임대 또는 분양에 고전하는 것은 입지여건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고 테마가 있다는 이점이 고객들을 흡수하는데 별 도움이 안될 것이라는 판단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입지여건이 좋지 않은 곳에서 단순한 분양전략으로 테마상가라는 이름을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또 중소규모 테마상가는 원스톱서비스가 가능한 대형 유통시설에 밀려 분양에 실패하는 사례도 많다. 테마에 맞는 유사업소를 한 건물에 모으는 것도 만만치 않다. 시흥동 학생프라자 관계자는 『병원과 약국, 매점 등 테마에 맞지않는 업종의 임대문의가 적지 않았으나 학원만 유치하려다보니 분양에 실패했다』며 같은 업종을 한데 모으기가 매우 어려웠다고 말했다.<이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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