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신세계 '정용진 체제' 출범

부회장 전격 승진…그룹경영 전면으로 구학서 사장도 7년만에 부회장 올라<br>오너·전문경영인 조화 '막강 투톱' 구축…사상최대 임원인사 단행


신세계가의 외아들 정용진(38) 부사장이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 그룹 최고경영진에 올라 신세계호(號)를 이끌어나가게 됐다. 이는 사실상 2세 경영권 승계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확고한 ‘정용진 체제’의 출범을 대내외에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구학서(60) 신세계 사장 역시 7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 신세계는 오너와 전문경영인이 조화를 이룬 ‘막강 투톱 시대’를 맞게 됐다. 신세계는 29일 부회장 2명, 부사장 5명을 포함한 승진 30명 등 총 54명에 대한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구 사장과 정 부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경영지원실 관리담당 허인철 상무가 부사장 승진과 함께 경영지원실장을 맡았다. 백화점 지원본부장인 박영철 상무도 부사장 승진과 함께 강남점장으로 옮겼고 죽전점장 박건형 상무와 이마트 중국총괄 심화섭 상무, 신세계건설 박임동 상무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경영지원실 패션연구소 손영선 부소장과 이마트 패션디자인실의 권오향 실장이 상무보로 승진해 신세계 최초 여성임원으로 발탁됐다. 계열사 대표는 모두 유임됐다. 신세계는 월마트 인수 등 올 한해 큰 사세확장을 이룬 만큼 사상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사의 핵심은 물론 이명희 회장의 장남인 정 부사장의 부회장 승진. 그동안 여러 차례 승진설이 돌면서도 6년째 부사장 자리를 지켜왔던 그는 지난 5월 1조원대의 ‘떳떳한 상속세’ 납부 의사를 밝힌 데 이어 9월 아버지 정재은 명예회장으로부터 지분을 넘겨받아 2대 주주(9.32%)로 올라서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고, 이의 연장선상에서 자연스럽게 부회장 자리에 앉게 됐다. 이는 정 부사장이 지분 상속과 더불어 부회장으로 승진함으로써 신세계의 후계구도가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신세계는 앞으로도 정 부사장의 역할이 지금과 크게 달라질 게 없다며 부회장 승진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하지만 어머니인 이 회장을 제외하고 공식적으로 최고경영진에 오른 이상 신세계호는 정용진 체제로 체질 변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남자인 만큼 이 회장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싶다”며 적극적인 경영 관여를 시사한 바와 무관하지 않다. 물론 이 회장이 여전히 최대주주로 남아 있고 현 신세계 성장의 일등공신인 구 사장도 건재한 이상 조직이 갑자기 정 부사장 체제로 쏠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정 부사장이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더 받고 40대 중반에 이를 경우 그룹 전반을 책임지고 실질적으로 이끌어갈 것임은 분명하다. 구 사장의 부회장 승진도 큰 의미를 지닌다. 그동안 이 회장이나 그룹에서 몇 번이나 부회장으로 추대하려고 했으나 본인이 극구 고사해 이뤄지지 않았었다. 그러나 신세계가 올해 월마트코리아를 인수하고 주가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올 들어 위상이 급격히 높아지자 구 사장도 어쩔 수 없이 부회장을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의 한 관계자는 “구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다고 일선에서 한 발 물러나는 게 아니라 대표이사 직함으로 여전히 그룹 경영 전반을 총괄할 것”이라며 “부회장 타이틀은 그간의 공로를 인정하는 동시에 이제 전문경영인이 아닌 오너급으로 대우해주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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