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불황 영향 덜받는 빈곤층 생필품 잡아라

다국적 기업, 저가용품 시장 공략 쏠쏠한 재미

다국적기업들이 글로벌 경기둔화로 소비가 줄자 빈곤층을 대상으로 저가용품 시장을 공략해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빈곤층은 소득의 대부분을 식품ㆍ의약품ㆍ비누 등 생활에 꼭 필요한 제품을 사는 데 써 경기가 악화돼도 소비를 줄이지 않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가 대표적인 사례다.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생활용품 기업인 유니레버 인도네시아법인은 지난 5년간 연평균 22%의 매출성장률을 기록했고 네슬레도 올해에만 10억달러에 달하는 수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는 인도네시아에 빈민층이 많아 경기동향에 구애되지 않고 꾸준히 생활용품을 소비하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중국ㆍ인도ㆍ미국 등에 이어 세계에서 네번째로 많으며 이 중 하루 4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빈곤층은 전체의 80%에 달한다. 빈곤층은 전체 가계소비의 60%를 차지하며 2010년에 2,300억달러를 소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WSJ는 "인도네시아 빈곤층이 2008년 금융위기 때도 소비를 줄이지 않았으며 심지어는 최근의 유럽 지역 재정위기를 알지도 못한다"고 전했다. 한 달에 불과 55달러를 버는 55세의 로하니씨도 WSJ와의 인터뷰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워졌다고 느끼지 않는다"며 "매달 쓰던 만큼 돈을 써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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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에서 저가상품 판매로 재미를 본 글로벌 기업들은 이러한 경영방식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형 유통체인인 까르푸와 네슬레 등은 인도네시아 내에서 빈곤층을 위한 1달러 미만의 소량제품을 본격 출시할 것으로 보이며 유니레버는 1유로 미만 제품을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유니레버 인도네시아법인의 산코요 안타리크소 총무는 "글로벌 금융위기에서 회사의 소량판매 전략이 통했다"며 "앞으로도 이를 활용해 매출성장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전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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