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국제유가 대세 하락… 100弗 붕괴 임박"

두바이유 101.65달러로 5개월만에 최저<br>경기침체에 투기자금 이탈, 하반기 약세전망<br>"감산 가능성…저유가시대 다시 오진 않을것"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것인가.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원유의 기준인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10달러 급락하며 100달러선에 근접했다. 허리케인 구스타브가 멕시코만 일대의 미국 석유시설에 별다른 피해를 입히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국제원유시장에서는 국제유가가 조만간 심리적 경계선인 배럴당 100달러 붕괴를 놓고 치열하게 공방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3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일 거래된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9.99달러 떨어진 101.65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하루 낙폭으로는 사상 최대로 4월9일의 배럴당 99.63달러를 기록한 후 5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전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10월물은 지난주 말에 비해 배럴당 5.75달러 하락한 109.71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장중 8.7% 떨어지며 105.46달러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런던 석유거래소(ICE)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도 배럴당 1.07달러 내려 108.34달러로 마감했다. 천연가스와 휘발유 선물도 각각 8%, 11.7% 폭락했다.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WTI 선물가격이 배럴당 11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서 조만간 100달러가 붕괴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달러 강세에 따른 상품 투기자 이탈과 주요 선진국들의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부진 등이 겹치면서 유가가 대세 하락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터넷 경제신문인 마켓워치닷컴은 WTI가 조만간 배럴당 100달러 이하로 떨어져 배럴당 98달러대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제유가 전문가들은 지난 5ㆍ6월의 상승 분위기에서 하락 분위기로 완전히 바뀌었고 이런 추세는 연말까지 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루지야 사태, 이란의 핵개발 같은 지정학적 이슈와 구스타브와 같은 기상학적 이슈도 기름 값을 올리지 못하는 것은 그만큼 유가 하락이 대세라는 것을 입증한다. 우드 매킨지의 존 워터 애널리스트는 “몇 달 전에 이 같은 이슈가 발생했다면 하룻밤 사이에 유가가 급등했겠지만 지금은 놀랄 정도로 차분하다”면서 “이는 수요와 공급을 바라보는 태도가 근본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달러 약세로 인한 헤지 수단으로서 원유 등 상품시장에 투기적 수요가 유입됐다는 점에서 최근 달러가 강세로 바뀐 것도 유가 하락에 힘을 보태고 있다. 실제 유가 하락과 함께 금 등 다른 상품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점도 달러 강세의 영향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분위기가 완전히 바뀐 만큼 유가 하락이 여기서 멈추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00달러선이 심리적 저항선 역할을 하겠지만 붕괴될 가능성이 높고 하반기 내내 약세를 보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석유 투자자인 맥 페이버는 “유가가 최근 배럴당 40달러나 하락한 것은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한 것”이라며 “올 하반기에는 유가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1990년대의 저유가 시대로 돌아갈 가능성은 거의 없고 100달러 내외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워터 애널리스트는 “이란 핵개발, 러시아와 서구 진영의 긴장관계 등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석유시장이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지만 50달러 시대로 되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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