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미국의 스키스타 토비 도슨(오른쪽)씨가 2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26년 만에 친아버지 김재수씨와 만나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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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입양아 출신인 미국의 스키스타 토비 도슨(29)씨가 28일 친아버지 김재수(53)씨와 26년 만에 마침내 감격스러운 포옹을 나눴다.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관광공사가 마련한 상봉 자리에 먼저 나와 다소 굳은 표정으로 아버지를 기다리던 도슨씨는 아버지가 등장하자 “아버지, 오래 기다리셨어요”라며 꼭 껴안았다.
아들을 보자마자 쏟아지는 눈물을 감추지 못한 아버지 김씨는 “미안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도슨씨는 “내게 미안해할 필요 없다. 오늘은 좋은 날”이라며 아버지의 어깨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이날 얼굴을 맞댄 부자는 누가 봐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만큼 닮은 모습이었다. 김씨와 동행한 도슨씨의 남동생 현철(24)씨를 포함한 이들 부자는 선 굵은 얼굴, 더벅머리에 단단한 체격, 그리고 귀밑의 구레나룻까지 꼭 닮았다.
도슨씨는 “그동안 아버지의 생김새를 한번도 상상해본 적이 없었는데 오늘 아버지를 만나니 내가 어디에서 왔는지 잘 알겠다”며 “특히 내 구레나룻이 왜 생겼는지 알겠다”고 밝게 웃었다.
도슨씨는 지난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프리스타일 스키 남자 모굴에서 동메달을 딴 뒤 자신이 친부모를 찾고 싶어하는 한국계 입양아라고 밝혀 화제가 됐다. 부산에서 시외버스 운전기사로 일하는 아버지 김재수씨는 도슨씨가 81년 부산에서 잃어버린 아들이라고 주장해왔다. 두 사람이 부자관계인 것은 한국관광공사가 진행한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인됐다.
도슨씨는 그동안의 삶에 대해 “양부모를 만나 운 좋고 기회 많은 삶을 살았지만 한국과 미국 다른 두 세계 사이에서 길을 잃어버린 느낌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미국의 한국계 입양아들은 부모와 다른 피부색과 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자신감을 잃은 경우가 많다”며 “내가 세운 토비도슨재단을 통해 입양된 아이들이 좋은 삶을 살고 훌륭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26년 만에 만난 가족과 점심식사를 한 도슨씨는 홀트아동복지회 방문 등 공식 일정을 마친 뒤 오는 3월4일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