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부터 사흘동안 중국 베이징에서 열릴 북 핵 6자 회담 진행 방식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분단 이후 처음으로 남북한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주변 4강국이 한자리에서 대좌하게 되는 이번 회담은 각국의 입장차가 큰데다 관례도 없어 지난 97년~99년 4자 회담의 전례를 따르되 새로운 형태의 회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담의 기본 구조는 참가국이 각자의 관심사를 한자리에서 쏟아내 놓는 과거 `4자 회담 방식`으로 진행된다. 첫날인 27일에는 약 6시간에 걸쳐 각국의 인사말과 기조연설을 듣는데 소진하게 된다. 회담은 한국어, 영어, 일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5개국어로 진행되며 기조연설은 각국 수석대표가 모국어로 한 문장을 읽은 뒤 해당국에서 선발한 4명의 통역이 이를 동시에 4개국어로 전한다. 동시통역 대신 순차통역 방식을 택한 이유는 의제 자체가 극도로 민감한 사안이어서 조금의 오차도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이 때문에 이번 회담에는 통역만 약 30명 가까이 동원될 전망이다. 국별 시간은 정해놓지 않았지만 순차통역 시간까지 포함하면 대략 국별로 1시간씩 소요되는 만큼 첫날은 기조발제만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날에는 오전과 오후로 나눠 기조연설에 대한 각국의 `1차의견` 발표와 후속 토의가 이어진다. 오전회담이 끝난 뒤 조율을 위해 양자 및 3자 회담이 따로 열릴 가능성도 있다. 마지막 날에는 언론 발표문을 정리하고 후속 회담 일정을 정하게 된다. 또 회담은 전체회의와 함께 북ㆍ미, 북ㆍ일, 남ㆍ북 접촉이 각각 함께 진행되는 `다자ㆍ양자 병행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회담이 끝난 뒤에는 4자 회담 때 처럼 폐막식후 각 수석대표의 공동기자회견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회담장소는 중국 정부의 영빈관에 해당하는 댜오위타이로 정해졌다. 회담장 좌석배치는 6각형의 테이블에 주최국 중국을 중심으로 각국 대표단이 알파벳 순서로 자리를 잡아 북한은 중국과 일본 사이에, 한국은 일본과 러시아 사이다.
<김민열기자 my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