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천수답 자본시장 자생력을 키워라] 민원·분쟁 늘어나는 증권사

불완전판매에 불공정거래까지

상반기 접수 건수 1074건… 하루에 4건 이상씩 터진셈


증권사가 생존의 위기를 겪는 가장 큰 원인은 고객 무시다. 이걸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계속 늘기만 하는 민원·분쟁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동양과 STX사태와 관련된 특수한 민원을 제외하고 올 상반기 증권사를 대상으로 접수된 민원·분쟁 건수는 1,074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2년 하반기 757건을 기록했던 증권사 대상 민원 건수는 이듬해 상반기 939건, 지난해 하반기 992건에 이어 올 상반기까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영업일 기준으로 하루에 4건 이상씩 고객의 불만이 터져 나오는 셈이다.


최근 들어서는 주가연계증권(ELS)을 포함한 간접상품과 관련된 분쟁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증시 침체로 특정 종목의 주가가 크게 떨어졌고 손실구간(Knock-In)에 진입한 ELS가 늘어나면서 위험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불완전 판매 관련 민원·분쟁이 급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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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위험에 대한 최종 책임은 투자자에게 있다고 하더라도 전문가집단인 증권사가 책임을 회피하기는 어렵다. 상품 판매시 충분한 위험고지라는 의무적 차원이 아니다. ELS의 기초종목으로 많이 활용됐던 POSCO의 주가가 2년 새 반토막났고 삼성증권의 경우 3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지만 이를 비슷하게나마 예측하지 못했다는 것은 분석 능력의 한계를 보여준다.

심지어 일부 증권사의 경우 의도적으로 기초자산의 주가를 끌어내려 원금손실구간 진입을 유도한 사례도 나온다. 한 국내 증권사 파생운용팀 직원과 외국계 증권사의 한국 지사 직원 4명은 해당 증권사가 발행한 ELS의 기초자산인 A종목에 대해 과도한 매도 주문을 넣는 방식으로 주가 하락을 유도, 원금손실구간에 진입시켰다가 불공정 거래로 금융감독원에 덜미를 잡혔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증권사들이 수익 악화에 허덕이면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조치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한 것이 사실"이라며 "투자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해당 투자성향을 분석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식으로 고객 신뢰를 회복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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