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상승으로 채권형펀드에서 빠져 나온 자금들이 주식시장으로 움직이지 않고, MMF(머니마켓펀드)에 머물며 투자처를 찾고 있다.
11일 투신업계에 따르면 채권형펀드에서 지난달 9일부터 한달 사이 4조3,840억원이나 빠져나가 52조250억원으로 줄었고, 지난해 말 배당투자로 8조3,000억원대로 늘었던 주식형펀드도 8조1,990억원으로 다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동안 MMF는 2조9,670억원이 늘어나 43조원대로 올라섰다.
지난해 말 4.7%이던 지표금리인 국고채 3년물의 금리가 4.9%대까지 오르며 채권형펀드에서 환매가 지속되고 있지만, 채권형에서 빠져 나온 자금이 주식시장에 바로 눈을 돌리지는 않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일부 개인투자자의 자금이 주식시장 직접투자자금으로 유입되며 지난달 말 8조8,562억원으로 떨어졌던 고객예탁금이 9조9,242억원으로 회복했지만 주식형펀드로는 전혀 자금유입이 되지 않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지난해 말 부채비율과 금융기관 BIS비율을 맞추기 위해 환매했던 자금들의 집행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한데다 연초 지수가 외국인 매수세에 가파르게 상승하며 기회를 놓치며 단기상품인 MMF가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헌철 한투운용 마케팅팀 부장은 “연초 배당락을 감안할 때 현 지수는 860포인트 이상이기 때문에 정책적인 판단이 앞서는 연기금을 제외하고 일반법인과 금융기관이 주식형펀드로 자금을 넣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채권으로는 각 기관들의 목표수익률을 맞추기 어렵다는 점에서는 한차례 조정을 거친다면 기관들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본격적으로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현수기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