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조선-청 문인 교류, 책으로 엿보다

국립중앙도서관 '담헌서' 등 고문헌 133책 전시



추사 김정희와 옹방강 등 조선시대 한중 문인들의 만남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조선과 청조(淸朝) 문인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10월 1일부터 12월 30일까지 중앙도서관 본관 6층 고전운영실에서 고문헌 전시를 연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담헌 홍대용이 항저우 선비들과 우정을 맺으면서 주고받은 필담(筆談, 문자로 대화를 주고받은 것)과 편지가 수록돼 있는 '담헌서'를 비롯해 25종 133책의 고문헌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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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용이 맺었던 진지한 교류의 전통은 박지원을 비롯한 소위 북학파(北學派)에게 이어졌다. 유득공의 숙부인 유금(柳琴)은 1776년에 조선후기 대표적인 북학파 멤버이자 한시 사가로 불리는 이덕무, 유득공, 박제가, 이서구의 시를 모아놓은 '한객건연집'을 갖고 사신으로 떠나게 된다. 그는 시집에 당시 청조 대표적 문인인 이조원과 반정균에게서 각각 청비주비(靑批朱批, 푸른색 비평과 붉은색 비평)를 받아 귀국한다.

조선후기 학문과 문장으로 뛰어났던 홍양호 역시 두 차례에 걸쳐 연행을 다녀왔다. 바로 두 번째 연행에서 당시 청조 고관이자 학식과 명망이 높았던 기윤을 만나 시문과 편지를 주고받으며 교분을 맺었다. 그리고 두 사람의 만남은 아들과 손자 대에 이르기까지 50여 년 동안 지속이 되는 특별한 인연으로 이어진다.

추사 김정희는 청조 경학과 금석학의 대가이자 수장가인 옹방강을 비롯해서 청조 문인들과 교유하면서 19세기 한·중 문화 교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김정희가 청조 전각가의 인장집 표지에 직접 평을 쓴 '일석산방인록'을 비롯해 이들 교류의 자취도 이번 전시에서 함께 살펴볼 수 있다.

국립중앙도서관 관계자는 "이번 고문헌 전시를 통해 조선과 청이라는 두 나라 문인들이 동일 문화권의 보편적인 가치를 공유함으로써 한류의 뿌리가 되는 문명 교류사를 조명하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성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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