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아남 금향수 명예회장/한국반도체산업 견인역

◎81년 고 이병철 삼성회장 만나/“일 따라잡자” 반도체사업 권유/현대서 아남기술자 대거영입도/“경제 도움된다면…” 묵인 용단세계최대 메모리칩생산업체로 부상한 삼성전자와 현대전자의 오늘이 있기까지는 아남그룹 김향수 명예회장의 후원이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김명예회장은 지난 24일 아남산업 광주반도체공장준공식에서 인사말을 통해 『지난 81년 고 이병철 삼성그룹회장을 만나 일본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삼성같은 대기업이 반도체사업을 벌여야 우리나라가 경제대국이 될 수 있다』고 삼성의 반도체사업참여를 강력히 권유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이회장은 이 사업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했으며 그래서 이회장의 자문역을 했던 최치환 경찰청 치안국장을 통해 강력히 설득하도록 해 삼성이 83년 반도체사업을 벌이게 됐다』고 밝혔다. 김명예회장은 『삼성처럼 큰 기업은 소비재사업보다는 제조업을 해야 하고 반도체는 투자후 4년째부터 엄청난 수익이 나는 황금시장이라고 이회장을 설득했다』고 밝히고 『이 말대로 삼성은 사업착수 4년째 1조5천억원, 5년째 3조5천억원의 이익을 거뒀다』고 덧붙였다. 김명예회장은 또 『현대그룹 정주영 명예회장이 현대전자산업을 설립하고 반도체사업을 벌일 때 아남산업의 기술자를 대거 스카우트해 상공부가 사업을 내줄 것인가에 대해 의견을 물어와 현대가 하든 아남이 하든 결국은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정부에 사업허가를 강력히 촉구, 현대가 반도체사업을 하게 됐다』고 비화를 공개했다. 그는 『현대는 또 절대농지로 묶여있는 경기도 이천에 공장부지를 마련한 관계로 사업자체를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었으나 당시 공장설립에 관한 심의위원으로 일하고 있던 둘째아들에게 「어떻게든 현대가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위원들을 설득하라」고 해 현대전자의 오늘이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명예회장은 『아남이 자동차로 말하면 엔진부문에 해당하는 반도체칩사업에 참여하지 못했던 것은 돈이 없어서였기 때문이었다』고 말하고 『내실경영에 주력해온 결과 아남산업이 창업 28년만인 지난해 부천에 FAB(반도체일관생산)시설을 구축하게 됐다』고 밝혔다.<김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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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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