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원인물질 증감을 조절하는 단백질을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규명함으로써 치매 치료 신약 개발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 서울대 의대 생화학교실 및 암연구소의 묵인희(43ㆍ사진) 교수팀은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원인물질인‘베타아밀로이드’ 생성에 필수적인 ‘감마시크리테아제’를 인체 내에서 조절하는 단백질이 ‘ERK1/2’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성과는 이날자 미국 실험생물학회연합저널(FASEB)에 게재됐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나타나는 만성 퇴행성 뇌 질환으로 베타아밀로이드라는 독성 단백질이 주요 원인물질이라고 알려져왔다. 베타아밀로이드 생성에 필수적인 단백질 분해효소인 감마시크리테아제는 네 개의 단백질로 구성된 복합 단백체로서 아직 이에 대한 메커니즘은 규명되지 못했다. 묵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감마시크리테아제의 인체 내 활성을 줄이는 저해인자가 ERK1/2라는 단백질임을 밝혀낸 것”이라며 “ERK1/2는 감마시크리테아제 복합체 단백질 중 하나인 ‘니카스트린’의 인산화(燐酸化)를 유도함으로써 감마시크리테아제의 활성을 억제, 치매 발생을 예방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감마시크리테아제뿐 아니라 치매의 원인 단백질인 베타아밀로이드도 ERK1/2에 따라 증감되는 것을 동물 모델 신경세포 실험에서 입증했다”며 “실험에서 ERK1/2의 활성을 억제했을 때 베타아밀로이드의 양이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덧붙였다. 미국 400만명을 포함해 전세계적으로 1,500만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알츠하이머성 치매는 현재 원인 치료제가 전무한 가운데 베타아밀로이드를 중심으로 하는 원인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경주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베타아밀로이드 생성을 직접 조절하는 단백질을 알아냄으로써 알츠하이머성 치매의 예방과 치료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