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월가 '반도체 주가논쟁' 한창

"과매도에 최악시점 지났다"-"매출 투자감소 아직 안끝나" 최근 월가 최대의 논란거리는 단연 금리 인하건(件)이다. 인하 여부도 여부지만 그 시기의 완급이 첨예한 이슈이며 금리 인하폭을 놓고도 전문가들간에 상당한 견해차가 있다. 그러나 금리 문제 못지 않게 시장에 주목을 끄는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반도체 경기와 이에 맞물린 관련 주가 논쟁이다. 추락을 거듭하던 뉴욕 증시의 3대 주가 지수가 반등한 5일과 6일은 바로 반도체 경기 논란이 시장에서 주가 움직임으로 극명히 표현된 날이었다. 전체 주가의 추락에다 반도체 경기에 대한 끊임없는 경고에도 불구,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5ㆍ6일 양일간 11% 나 급등하며 반도체 랠리의 기대감을 부풀려 주고 있다. 반도체주는 최근 관련 기업들의 실적악화라는 악재속에서도 상승, 최악의 시간을 넘겼다는 월가 일부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었다. 특히 지난 5일 푸르덴셜 증권이 15개 반도체주의 투자등급을 무더기로 하향 조정했음에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거꾸로 이날 하루동안 5.18% 나 상승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상승에도 불구 반도체주에 대한 시장의 냉소는 여전히 식지 않고 있다. 반도체 경기 회복이 상당기간 늦춰질 것이라는 6일 앤디 그로브 인텔 회장의 발언은 월가의 내노라는 반도체 경기 분석가들의 입장을 대변한 것으로 시장은 받아들이고 있다. 여기에 비테세 세미컨덕터와 LSI로직, 사이프레스 세미컨덕터, 자일링스는 지난 5일 실적 전망치를 일제히 떨어뜨렸다. 해당 기업들은 경기둔화로 통신 장비와 PC 등 반도체 수요 업체들이 자본투자를 줄이면서 부품 주문을 취소하고 있는 점을 실적악화 원인으로 꼽아 업계의 불황이 지속되고 있음을 시사했다. 반도체산업협회(SIA)도 5일 1월 반도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 감소, 2년만에 처음으로 연중대비 하락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이는 재고 문제가 해결되고 있지 않다는 신호로도 시장에서 해석됐다. 반도체주의 자본투자 감소와 재고물량 문제는 기업들의 잇따른 실적 우려에서 볼 수 있듯 진행중으로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 반도체 경기 비관론자들의 견해다. 그러나 현재 반도체 관련 주가가 바닥을 치고 있다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목소리도 반대편에서 끊이지 않는다. 그 논거의 출발은 무엇보다 반도체주의 단기 과매도다. 이들은 반도체 관련 산업이 급성장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적어도 최악의 시기는 지났다며 관련 산업 주가의 반등 가능성을 확신하고 있다. 특히 단기 투자가 급증하면서 주가 탄력성이 커져 상승 여력이 매우 높다며 5ㆍ6일 장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반도체 논쟁에 비교적 중도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애널리스트들도 이 같은 주가 반등 논쟁에 섣부른 확신을 피해가는 분위기다. UBS 워버그의 애널리스트 바이런 워커는 반도체 기업들이 실적 전망치를 낮추는 한 투자자들은 최악이 상황이 끝났다는 증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말로 현 상황을 정리하고 있다. 그는 특히 "올 상반기내 경기가 크게 살아나고 반도체 수요를 진작시킬 신제품이 나올 것은 기대키 어려운 현실"이라며 "그러나 반도체 재고의 변화추이가 바닥 확인에 중요한 단서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홍현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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