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을 타깃으로 '더 젊고, 더 예뻐 보여야 한다'고 일 년 내내 주문을 걸었던 TV홈쇼핑의 마케팅이 통했다. 홈쇼핑업체들이 각 사별로 올 히트상품을 집계한 결과 불과 2~3년 전만 해도 히트상품 상위권에 자리잡았던 청소용품이나 옷장정리용품, 간고등어, 햄버거 등은 사라진 반면, 패션·뷰티 상품이 일제히 간판 상품으로 등극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오쇼핑은 올해 TV 홈쇼핑 부문 히트 상품을 조사한 결과 패션 상품이 상위 10위권 내에 9개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디자이너 협업 브랜드인 지오송지오가 1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에셀리아·브레라·로프트 디자인바이·나탈리쉐즈·NY212·엣지·피델리아·푸마 등의 패션 및 패션잡화가 9위까지 싹쓸이했다. 10위는 뷰티 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의 아이오페였다.
CJ오쇼핑 관계자는 "최근 5년 사이 연간 히트상품 리스트에서 패션의 비중이 2배 이상 확대되면서 TV 홈쇼핑의 대표 상품이 됐다"며 "히트상품 10개 품목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53%에 달한다"고 말했다.
GS샵에서도 패션과 뷰티 상품이 베스트 히트상품을 휩쓸었다. 패션 상품인 스튜디오보니가 1위, 뷰티 상품인 조성아22가 2위를 차지했다. 1~8위까지 패션, 뷰티 브랜드가 이름을 올린 가운데 9위와 10위만 침구 상품인 자연미학과 산지애 세척사과가 각각 이름을 올렸다.
GS샵 관계자는 "한정수량으로만 판매해 10위권 내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앤디앤뎁, 손정완, 김서룡, 이석태, 이승희, 홍혜진 등 패션 디자이너 상품들은 회당 매출 기준으로 본다면 올해 급부상한 히트상품"이라며 "홈쇼핑 패션의 경쟁력이 높아졌음을 입증한 한 해"라고 분석했다.
현대홈쇼핑에서도 패션·뷰티 상품의 약진이 돋보였다. 패션 브랜드인 라뽄떼가 판매 순위 1위를 차지했고 미국 여성 캐주얼 브랜드 엘렌트레이시가 6위, 라셀루지아는 9위, 맥앤로건은 10위에 올랐다. 뷰티 상품 중에서는 로페 고데기가 2위, 아이오페 에어쿠션이 5위 자리를 꿰찼다.
롯데홈쇼핑 역시 히트 상품 10위권에 패션·뷰티 이외의 상품은 명함을 내밀지 못했다. 신장경·피에르가르뎅· 메쎄·닉스·화숙리·베띠앙뜨·푸마·페클로젯 등 패션 브랜드가 8개, 아이오페·베리떼 등 뷰티 브랜드가 2개 포함됐다. 이동영 롯데홈쇼핑 상무는 "최근 외모가 능력이자 자기관리의 척도로 인식되면서 나이보다 젊게 아름다움을 유지하려는 여성 고객들이 늘고 있어 뷰티·패션 상품의 강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