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메릴린치, 고객기업 정보 공시

인터넷통해 명단밝히고… 기업서 받은 보수액수도 보고서에 게재 고객 기업들에게 유리한 투자보고서를 작성해 투자자들을 오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미 증권사 메릴린치가 고객 기업들과의 유대관계 등을 폭넓게 공개하기로 뉴욕 검찰측과 합의하면서, 이 같은 결정이 향후 월가 개혁의 방향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 메릴린치가 조사보고서에서 고객 기업들을 추천하거나 언급할 경우 투자자들이 이를 파악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대폭 공시하기로 엘리엇 스피처 뉴욕주 검찰총장과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메릴린치는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지난 한 해 동안의 추천 종목 가운데 포함된 자사 고객기업 명단을 밝히고, 오는 6월부터는 고객 기업들로부터 받은 보수액을 조사 보고서에 게재하는 등 관련정보 공개량을 대폭 늘리게 된다. 회사측은 이 같은 정보를 투자자들에게 알림으로써, 투자자들은 메릴린치가 "해당 기업들로부터 투자은행 업무를 구하고 있거나 구할 예정"이라는 사실을 인지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메릴린치의 이 같은 결정이 미 증권업계 전반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 현재 스피처 검찰총장은 크레디스위스퍼스트보스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살로먼스미스바니, UBS 페인웨버그룹, 베어스턴스 등 대형 투자은행들에게도 메릴린치와 유사한 혐의로 소환장을 발부한 상태다. 때문에 메릴린치와 검찰측의 합의내용은 그대로 이들 업체, 나아가 월가의 개혁으로 이어지는 '시범 케이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스피처 검찰총장은 메릴린치와의 최종 합의사항을 현재 조사중인 나머지 업체들과의 협상에서 '모델'로 삼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경제전문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한편 메릴린치는 이 같은 결정에도 불구하고 아직 보고서가 투자자들을 잘못 유도하는 것이었다는 검찰측 혐의는 인정하지 않은 상태. 때문에 소액투자자들에 대한 손실금 보상이나 벌금 부과 등 전반적인 사안에 대해선 양자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스피처 검찰총장은 메릴린치에 대해 형사 소송을 일으킬 수도 있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메릴린치의 '근본적인 구조 결함'을 시정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신경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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