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의 60여 곳 한국식당 중 10여 곳의주인은 중국인이다. 그러나 한국식당은 아니지만 불고기 메뉴와 김치 등 한국음식을파는 중국인 식당의 수까지 합치면 그 수는 더 늘어난다.
그 이유는 뭘까. 프랑스인들의 한국 국가 인지도가 높아지고 프랑스인들에게도 웰빙 바람이 불면서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30일 현지동포신문인 `오니바'가 전했다.
또 불고기나 김치 등 한국 음식을 한번 맛보면 다시 찾게 하는 묘한 힘이 있을뿐더러 불고기가 조리하기 쉽다는 점도 중국인 식당 주인들의 업종전환 결단을 쉽게해준다. 대부분 중국인 경영 식당 간판이 `바비큐 꼬레앙'인 것도 이 때문이다.
한국인이 경영하는 식당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플로리앙 브아르(25)씨는 "갈비는 하나의 예술이며 구워먹는 방법이 재미있다"며 "비빔밥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운 한국 음식은 기분을 좋게 한다"며 "가끔 한국 식료품점에서 김치를 구입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인들의 이런 상술은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조만기 파리요식업협회 전 회장은 "처음에 코리안 바비큐 간판이 걸리는 것만으로도 한국과 한국 음식에 대한 홍보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지금은 우려가 앞선다"며 "중국인 경영 한국식당의 안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젊은이들의 거리인 바스티유 로케트가에 자리잡은 중국인 경영 `바비큐드 서울'은 연말을 맞아 프랑스 젊은이들이 넘쳐났다. 그러나 이 음식점의 실내 장식은 일본풍이고 음식은 국적불명이라 한국 분위기는 전혀 느낄 수 없다. 김치는 고춧가루가조금 뿌려진 배추 샐러드와 같다.
불고기는 고기를 양념에 재우지도 않고 구이에 적합하지 않은 얇은 고기를 사용해 뒤집으면 찢어지기 일쑤이며 요리하기 어려운 찌개나 끓이는 음식은 조리에 자신이 없어 아예 취급하지도 않는다. 메뉴판에는 한국 음식뿐 아니라 일본, 중국, 베트남 음식들도 올라 있다.
대부분의 동포들은 아직 대다수 프랑스인들이 한국 음식을 충분히 알고 있지 않기 때문에 중국인에 의해 한국의 맛이 왜곡될까 걱정한다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인들은 10여년 전 일본식당을 흉내내 영업을 했고, 현재 80%의 일본 식당을 점령한 사실을 동포들은 상기하고 있다. 당시 중국인들은 일본의 대표음식인 스시와사시미가 불고기처럼 특별한 조리기술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해 진출했다.
신문은 "중국인 경영 한국식당의 도전을 극복하려면 한국 요리 고유의 맛을 알리면서 현지인들의 입맛에 맞는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고 음식의 맛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프랑스인들의 음식문화에 맞게 전식, 중식, 후식으로 구성된 메뉴, 와인과 어울리는 메뉴 개발도 과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