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올 대형부도 4개사 처리 어떻게 돼가나

◎제3자 인수로 결정 연내 실행은 힘들듯/우성­한일 인수작업 별 진전없어/건영­서울은 자산부채 실사 완료/삼익­인수자 내년 상반기나 결정/동신­부동산 많아 회생 가능성도올들어 대형부도를 발생시킨 우성건설그룹과 건영, 삼익악기, 동신주택 등 4개업체의 향방은 어떻게 전개될까. 처리방법은 모두 제3자 인수로 결정났지만 실행은 여전히 불투명한채 남아있다. 중형 부도 건설업체중의 하나인 (주)삼익을 24일 신호그룹이 인수키로 전격 결정, 사실상 매듭단계에 들어섬에 따라 남은 4개사의 처리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우성과 건영의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은 올해안에 제3자 인수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성과가 가시화될지는 기대난으로 평가된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원건설 등 부도업체들의 제3자 인수작업이 대략 3개월, 길어야 6개월 정도면 끝났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부도업체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우성건설그룹의 경우 지난 5월 인수자가 한일그룹으로 결정됐지만 아직까지 인수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자산부채 규모에 대한 채권금융기관들과 한일그룹간의 시각차. 애초 1조8천억선까지 차이가 났던 양쪽의 주장은 최근 한일그룹의 수정제의로 부채가 자산보다 2천9백여억원 많다는 선까지 좁혀졌으나 견해차이는 더 이상 축소되지 않고 있다. 한일이 우성을 인수하는 조건으로 내민 이자율 적용문제도 금융기관간 이견대립으로 진전이 없는 상태다. 주거래은행인 제일은행은 어떻게든 인수작업을 마무리하자는 입장인 반면 나머지 채권금융기관들은 지금까지도 한일측에 양보만 해왔다며 반발하고 있다. 57개 채권금융기관들은 이번 주말 운영위원회를 열어 인수작업의 연내 마무리 여부를 확정지을 예정이다. ○…지난 8월부도난 건영은 서울은행이 건영에 대한 자산부채 실사작업을 마치고 지난 24일 공개매각 입찰을 마감하는등 연내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입찰 마감 결과는 1개업체만이 단독응찰, 공매작업이 가닥을 잡아가는 분위기이다. 서울은행이 비밀에 부친 단독응찰기업이 우성의 경우처럼 헐값에 사가려할 경우 일방적인 손해는 곤란하다는 채권은행간 견해차가 나올 가능성이 커 역시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삼익악기는 법정관리후 제3자 인수원칙이 결정된 후 법정관리를 받고 있다. 금융권중 가장 많은 4백92억원의 대출상태에 있는 외환은행은 삼익악기가 세계 3대 악기제조업체의 하나로 브랜드가 널리 알려져 있는데다 최근 해외주문도 늘고 있어 매각작업에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인수자 결정은 시간상 올해를 넘겨 내년 상반기중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대형 부도 시리즈의 말미격인 동신주택도 제3자인수 원칙이 정해졌지만 자체회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부동산 등 보유자산이 부채보다 약 1천억원 가량 많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내년 부동산 경기 회복 여부에 따라 자력으로도 회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금융계와 관련업계의 시각이다. 이와관련, 동신주택은 사채의존도가 높아지는 대출구조가 악성화돼있기때문에 일단 채무가 동결되는 법정관리를 받으면서 회생을 모색하기 위해 부도를 애써 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기관들도 담보를 비교적 많이 확보하고 있어 다소 느긋한 편이다. 결과적으로 올해 터진 대형부도 업체의 처리는 해를 넘기게 될 것이 확실시된다. 금융기관 관계자들은 『부도난 대형업체의 처리가 모두 해를 넘기게 된다면 사상 처음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도업체의 인수작업에 이렇다할 진전이 없는 것은 경기상황이 좋지 않아 과도한 부채를 안고 부도기업을 인수해 사업영역을 확장하려는 수요가 적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연체대출금 회수길이 막막해진 금융기관들도 애를 태우고 있다. 당장 올 결산부터 악영향을 받게 됐다.<권홍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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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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