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지난 5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회담을 갖고 6자회담에 조건부 복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중국 신화통신이 6일 전했다.
신화통신은 김 위원장이 원 총리와 가진 회담에서 미국과의 양자회담 진전에 따라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을 진행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청와대는 이날 김 위원장이 6자회담 조건부 복귀 의사를 밝힌 것과 관련해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의 한 고위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 진행 의사를 직접 밝힌 것은 변화의 조짐이 엿보이는 대목"이라며 "하지만 북미회담 상황을 전제로 해 기존 입장과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닌 만큼 두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4월 이후 수 차례나 6자회담에 절대 참여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번 김 위원장의 6자회담 복귀 의사 언급으로 향후 북핵 협상에 일단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6자회담 복귀의 전제조건으로 미국과의 양자회담 결과를 거론한 만큼 앞으로 북미 양자회담에서 북한이 내세울 6자회담 방식과 조건에 따라 북핵 해결의 방향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원 총리와의 회담에서 "북미 양자회담을 통해 북미의 적대관계가 반드시 평화관계로 바뀌어야 한다"면서 "북한은 북미 양자회담 상황을 지켜본 뒤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자는 것은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강조한 뒤 "우리 조선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점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에 원 총리는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고 있고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의 틀 안에서 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 목표를 실현하겠다는 입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이날 2박3일간의 북한 공식방문 일정을 마치고 베이징으로 돌아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