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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예 국산 잠수함 '윤봉길함'이 3일 진수됐다. 해군은 이날 울산 현대중공업 특수선 도크에서 황기철 참모총장과 김외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윤봉길 의사의 손녀 유주경 국민대통합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윤봉길함 진수식을 가졌다.
1,800톤급인 윤봉길함은 1번 손원일함, 2번 정지함, 3번 안중근함, 4번 김좌진함에 이은 다섯 번째 214급 잠수함이다. 해군은 앞으로 추가 건조될 4척의 함명에도 독립투사의 이름을 붙일 계획으로 알려졌다. 윤봉길함은 한번 출항하면 연료 재충전 없이 하와이까지 왕복이 가능할 만큼 84일간 해상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으며 공기불요추진(AIP·Air Independent Propulsion) 시스템을 이용해 최대 2주간 지속 잠항이 가능하다. 또 533㎜ 어뢰발사관에서 어뢰는 물론 잠대함 미사일과 사거리 500~1000㎞ 해성Ⅲ 순항미사일을 운용할 수 있어 대함·대잠·대지 작전 능력을 두루 갖춘 잠수함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해군은 손원일급 잠수함 9척과 기존의 장보고급(U209) 잠수함 9척 등 오는 2020년 이전까지 2개 전단 규모의 잠수함 전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손원일급 잠수함은 독일 HWD사가 개발한 212급의 수출개량형으로 가격이 비싼 스테인리스강 대신 가격이 낮으면서도 강도는 높은 고장력 강판을 사용해 척당 단가를 낮춘 게 특징이다. 한국은 특히 그리스 등 214급 도입국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도입하면서도 초기 운용상 문제를 극복해 214급 채용의 성공국가로 꼽힌다.
해군은 손원일급의 실전배치가 완료되기 전에 3,500톤급 잠수함 사업을 진행한다는 방침 아래 해외 방산업체를 대상으로 핵심 부품 선정작업에 들어갔다. 3,500톤급은 디젤잠수함으로는 세계 최대 수준으로 향후 핵잠수함 획득과 운용을 위한 가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장보고-Ⅲ 사업으로 명명된 한국형 3,500톤급 잠수함은 9척 획득이 목표지만 도입 규모를 축소하는 대신 후기형은 크기를 키우고 핵추진 동력 시스템을 탑재하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해군이 손원일급과 장보고-Ⅲ급으로 구성된 잠수함부대를 완편할 경우 동북아에서 중국과 일본을 견제할 수 있는 수중억제 전력을 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더욱이 9척을 보유·운영 중인 장보고급도 2020년 이후에는 예비함대에 편입될 예정이나 20년에 이르는 함령에 비해 유지상태가 좋아 유사시 전력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 한국 해군의 해상 억제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권홍우 기자 hong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