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쇼핑몰 옥석 가려야

김상호 <㈜밀리오레 마케팅기획 이사>

지난 10일 국내의 한 유명 부동산 정보업체는 올 상반기 근린상가, 단지 내 상가, 대형쇼핑상가 분석자료를 내놓았다. 올 상반기 상가시장 공급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약 70% 수준에 그쳤으며 하반기에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또한 상가시장 침체의 주요 원인으로는 후분양제를 피하기 위한 무분별한 쇼핑몰 상가공급을 들고 있다. 쇼핑몰의 대명사인 동대문시장의 현재 상황을 보면 이런 지적이 타당함을 알 수 있다. 동대문 상권의 경우 이미 30개에 가까운 쇼핑몰이 운영 중인 가운데 새로운 쇼핑몰 분양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상인들 사이에서는 동대문 상권이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분양 중인 상가들은 대부분 청계천 복원 후의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지만 각종 언론들은 청계천의 복원이 동대문 상권을 살리는 데 크게 기여하지 못할 것이라는 기사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런 현상은 상가를 분양하는 업체들이 대부분 쇼핑몰을 오픈한 후에 상가 활성화는 뒤로하고 개발 이익만 챙겨서 떠나는 무책임한 관행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시대는 변하고 있다. 최근 인기 쇼핑몰들은 분양 이후의 상가 활성화를 위해 토털 상품을 취급하는 멀티숍이나 쇼핑몰에서 직접 기획하고 디자인한 자사 브랜드인 PB 상품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또한 기존의 패션 범주를 파괴하고 독특한 형태로 고객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카테고리 킬러 매장을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변화를 시도해 상가 활성화에 직접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쇼핑몰이 오픈 후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의 요구에 따른 변화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은 쇼핑몰은 시장에서 퇴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제 투자자들도 어느 상가가 고객과 함께하며 투자자의 이익을 위해 노력해줄지 신중한 판단을 할 때다. 지킬 수 없는 허황된 임대수익 보장을 내세우면서 오픈 후 상가 활성화를 나 몰라라 하는 상가와 실제 운영경험을 토대로 다양한 변화와 도전을 시도하는 상가는 구분해야 한다. 이제 쇼핑몰도 진정으로 옥석을 가릴 때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