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국 경기 침체 가능성 확산속 금리인하 전망이 하락 부추겨

엔 강세·중국 위안화 강세 용인<br>유럽경제 상대적 호조도 한몫…조만간 유로당 1.5弗 넘어설듯


주요 통화에 대해 달러 하락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오는 12월 초에 미국 경기둔화에 따른 금리인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달러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기부양을 위해 다음달 11일 금리를 추가로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 외환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상대 국가와의 금리 갭에 따른 아비트리지(차익거래)가 발생해 달러를 팔아 타국 통화를 살 요인이 커지기 때문이다. 달러 약세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에서 발생한 금융부실이 커질 것으로 보여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FRB는 신용경색 악화와 주택경기 침체 지속을 이유로 지난 20일 2008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7월의 전망치 2.5~2.75%보다 떨어진 1.8~2.5%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지난달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7월보다 0.1%포인트 내린 1.9%로 낮추고 내년 성장률은 1.9%로 7월보다 0.9%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미국 경제성장의 둔화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성장의 둔화 정도가 아니라 침체에 빠질 가능성을 높게 보는 전망이 자꾸 늘어나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실물경제협회(NABE)가 10월22일~11월6일 이코노미스트 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9명이 ‘12개월 안에 침체에 빠질 확률이 50%’라고 전망했다. 이는 9월 조사에서 46명 가운데 5명만 같은 전망을 내놓았을 때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것이다. 엔화의 강세는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가속화시키면서 달러 하락세를 부추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엔화를 빌려 위험자산을 사들였던 투자자들이 서브프라임발 충격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빠른 속도로 위축되고 주가가 하락하자 빚 청산에 나서면서 엔화에 대한 수요가 증가한 것이다. 미국발 금융불안이 계속될 경우 엔화의 강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중국도 자국 내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고 미국과 유럽의 통상압력에 대응하기 위해 위안화 강세를 용인하고 있다. 특히 다음달 12일 열리는 미ㆍ중 전략경제대화 외에 이달 28일 중ㆍ유럽연합(EU) 정상회의를 앞두고 나타나는 중국 측의 ‘성의’인 셈이다. 선밍가오(沈明高) 씨티은행 수석분석가는 “이전에도 미ㆍ중 전략경제대화를 앞두고 중국은 위안화 절상 속도를 다소나마 높였었다”면서 “이번 전략경제대화에 앞서 위안화 평가절상 속도가 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인 유럽 경제의 호조도 달러 약세를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로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ECB가 금리를 인상하면 미국과의 금리 갭이 커짐에 따라 유로화는 조만간 1유로당 1.5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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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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