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빈 라덴 사망] '테러와의 전쟁 10년' 최대 성과… 오바마 정치력에 '날개'

■ 美외교정책 등 영향·전망은<br>7월아프간 철군에 명분, 재선 가도도 '순풍' 예상<br>"알카에다 조직 붕괴 등 테러리즘 종말 아니다"<br>보복 테러 우려도 고조


오사마 빈라덴의 죽음으로 미국은 지난 10년 동안 외교정책의 중심축을 이뤄온 '테러와의 전쟁'에서 큰 획을 긋게 됐다. 내년 대통령선거 재선을 앞두고 리비아 사태 장기화와 아프가니스탄 철군에 대한 우려, 불투명한 경기전망과 재정적자 확대 등 대내외적으로 갑갑한 상황에 처해 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0년간 미국인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줬던 빈라덴의 죽음으로 정치적으로 '날개'를 달게 됐다. 하지만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세계 언론은 오바마가 대테러전에서 최대의 성과를 올린 것은 사실이지만 빈라덴의 죽음이 알카에다의 붕괴나 테러리즘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며 경계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에 '한 획'…보복성 테러 우려도=미국이 10년째 목을 매온 '테러와의 전쟁'은 사실상 '빈라덴과의 전쟁'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테러조직 알카에다의 지도자로서 3,000여명에 달하는 무고한 시민의 목숨을 앗아간 9ㆍ11 테러의 주동자인 빈라덴은 지난 10년간 서슬 퍼런 미국 정부의 추적을 따돌리며 세계 곳곳에서 반미ㆍ반서방 테러를 배후에서 주도해왔다. 따라서 빈라덴 사살은 지난 10년간 미국이 주도해온 '테러와의 전쟁'의 최대 성과이자 지난 2003년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체포와 함께 대(對)테러전의 결정적인 전기로 풀이되고 있다. 테러조직인 알카에다가 조직을 상징하는 정신적 지주이자 반미 테러의 구심점이 됐던 빈라덴의 사살은 알카에다 조직의 테러활동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빈라덴의 죽음이 알카에다 조직의 붕괴나 미국의 대테러전의 완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외신들은 저마다 경고하고 있다. 알자지라 방송은 미국 군사 애널리스트인 마크 키미트의 말을 인용, "빈라덴의 죽음은 상징적인 의미는 있지만 테러리즘의 종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알카에다 조직의 위협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알카에다는 소규모 '세포'단위로 테러를 실행하는 조직"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반미 감정이 악화돼 테러전이 한층 심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빈라덴의 '두뇌' 역할을 해온 조직의 2인자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알카에다 지도자 자리를 이어받아 서방에 대한 테러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했다. 미국 국무부는 빈라덴 사살로 미국인을 겨냥한 테러활동과 폭력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반미 폭력사태를 촉발할 수 있는 지역에 있는 자국민에게 외출을 삼가도록 촉구하는 등 여행주의보(travel alert)를 발령했다. ◇美 10년 숙원에 종지부…오바마 정치력에 '날개'=빈라덴 사살에도 불구하고 테러와의 전쟁과 중동 정세는 선명한 밑그림을 그려내지 못하고 있지만 한 가지 분명해진 것은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력이 막강한 힘을 얻게 됐다는 점이다. 불과 지난주까지도 오바마 대통령의 아프간전 정책은 미국인들의 지지를 빠르게 잃으며 그에게 정치적 압박을 가해왔지만 미국의 10년 숙원인 '빈라덴 잡기'에 극적으로 성공함으로써 오바마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큰 힘을 얻게 됐다. 오는 7월에 강행하기로 한 오바마 대통령의 아프간 철군 계획도 알카에다 지도자인 빈라덴 사살이라는 업적을 통해 정당성을 얻게 됐다. 이는 내년 오바마 대통령의 대선 재선 가도에도 강한 순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인의 '공적 1호' 사살에 대한 미국인들의 환호는 곧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는 "유가상승과 재정적자 확대 등 대내적 요인으로 지지율이 하락하는 시점에 나온 빈라덴 사살 소식으로 내년 대선 캠페인을 앞둔 오바마 대통령이 국가안보 문제에서 분명한 우위를 차지하게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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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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