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의 오는 7월 전당대회 출마론이 본인의 불출마 선언에도 친박근혜계 등 주변에서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
이는 박 전 대표가 이명박 정부 임기 후반기에 한나라당을 이끌면서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등 집권당 소속 지도자로서의 책임을 떠맡고 주류 측과 화합하는 모습을 보여야 차기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박근혜 전대 출마론'을 공론화했던 친박계 6선인 홍사덕 의원은 16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 "(당과 정권) 전체를 위해 (박 전 대표가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생각이며 (출마를) 반드시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상당수의 친박계 의원들은 박 전 대표가 '전대 불출마' 입장을 밝힌 전날 오전 이후 잇따라 만나 박 전 대표의 전대 출마를 위해 나서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진급 의원 7~8명이 전날 오후 의원회관에 모인데 이어, 저녁에는 친박계 의원모임인 `여의포럼' 회원 20여명이 만찬을 함께하면서 '박근혜 전대출마론'에 공감하고 이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기로 했다.
세종시 수정안 포기를 계기로 한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 간 화해를 촉구하는 친박계 의원들도 있다. 경북 지역의 한 친박계 의원은 "민심은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화해를 요구하는데 실제 정치권의 흐름은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대구 지역의 한 친박계 의원은 "세종시 수정안을 국회에서 부결 처리하는 것은 정부 여당 입장에서 국민 앞에 보기 좋지 않으니 박 전 대표에게 당권과 함께 처리를 맡기면 좋지 않겠는가"라며 화합방안을 제시했다.
측근 의원들은 지방선거에서 박 전 대표가 자신의 집중적인 유세에도 불구하고 지역구 성적이 저조한데다 선거 후 여론조사에서 대통령과 당에 대한 지지도가 동반 하락한 점을 우려한다. 여권 전체에 대한 지지라는 '파이'가 크지 않은데 더 이상 갈라 가져서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또 세종시 수정안이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고 정권 후반기 여당이 주도하는 정국은 박 전 대표에게 불리하지 않는다는 계산도 있다.
다만 화합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친박계 의원들도 실제 가능성에 대해서는 기대가 높지 않다. 한 의원은 "박 전 대표는 대통령의 '젊은 당ㆍ정ㆍ청' 발언을'같이 갈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듯 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