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홍현종의 글로벌 워치] 글로벌 부동산 거품

유례없는 동시다발…주식보다 폭발력<br>금융시장 동반부실 초래 가능성 배제할수 없어<br>위앤화 절상도 버블붕괴 위험성 높이는 요인될듯<br>'집값잡기' 시장 직접개입 보다 금리정책서 찾아야



[홍현종의 글로벌 워치] 글로벌 부동산 거품 유례없는 동시다발…주식보다 폭발력금융시장 동반부실 초래 가능성 배제할수 없어위앤화 절상도 버블붕괴 위험성 높이는 요인될듯'집값잡기' 시장 직접개입 보다 금리정책서 찾아야 hjhong@sed.co.kr 『 지구촌 곳곳이 부동산 덫에 올 매이고 있다. 부동산 가격 폭등의 광풍이 이제 폭락의 우려감으로 바뀌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다. 부동산 대란은 과연 올까. 글로벌 집값 붕괴 조짐의 특징을 살펴보려는 건 그 거품 한가운데 바로 우리가 서 있기 때문이다.』 하나가 더 보태졌다. 지난 주 중국의 위앤화 전격 절상. 지구촌 경제가 직면한 몇몇 두드러진 현안 중에서도 제일 앞 자리에 위치한 부동산 거품. 그 붕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요인 말이다. 거품에 대한 규정된 경제학적 정의는 없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내재가치를 초과한 자산 가격의 상태로 정의한다면 지금 지구촌 부동산의 3분 2 이상은 거품 상태라고 보는 데 많은 전문가들은 큰 이의(異意)를 달지 않는다. 관심의 초점은 이제 부동산 거품 여부에 대한 논쟁을 떠나 거품의 실태, 그리고 그 거품 붕괴를 막기 위한 방안에 모아지고 있다. ▦유례없는 동시 다발적 거품 상황=“인플레를 제외한 실질 가치 기준 주택가격이 최근 몇 년처럼 여러 나라에 걸쳐 동시 다발적으로 가파르게 상승한 적은 역사상 없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의 진단이다. 자칫 전세계적 재앙으로 번질 수 있다는 의미, 그리고 이번 사태의 특징이기도 하다. 어떤 나라 집값이 얼마나 올랐나. 이제 그 계산은 의미가 없는 시점이다.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미국과 중국 사례를 통해 거품 붕괴의 파장을 가늠해보자. “미 닷컴 붕괴 2배의 손실이 올 것.” 국제통화기금(IMF)의 진단이다. 메릴린치는 집값이 한단계 떨어지는 정도의 조정에도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 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미국의 부동산 버블의 문제는 유례없는 부동산 폭등이 엄청난 빚더미 아래서 발생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을 키운다. 위앤화 절상이 부동산 버블 붕괴 가능성?높인다는 뉴욕타임스의 최근 보도도 이 점을 근거로 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도 간단치 않다. 중국경제시보에 따르면 중국내 인민폐 대출 잔고 17조위앤 중 부동산 담보 대출이 지난해 이미 절반을 넘어섰다. 1천조원이 넘는 돈이다. 최근 상하이에서 나타난 부동산 폭락 조짐은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경고의 의미다. 낙후된 금융권 부실과 맞물릴 경우 자칫 터져버릴 지 모를 폭탄의 파괴력은 중국 대륙을 넘어 지구촌 전체를 흔들어 놓을 수도 있다. ▦“버블 붕괴, 주식보다 부동산에서 빈발”=과거 지구촌의 자산 붕괴 사례를 되 짚어보는 건 미래 예측을 위해 필요한 일이다. IMF에 따르면 부동산은 다른 재화시장에 비해 가격 변동폭이 크고 버블 붕괴가 빈발했다. 지난 1959년~2002년 사이 44년간 19개국의 자산 가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평균 13년에 한번씩 가격 폭락 현상이 나타났다. 특히 지난 1970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5개국의 자산 시장을 조사한 결과 주식시장은 24번의 붐 가운데 4번의 가격 폭락이 발생, 버블 붕괴 확률이 17%에 이른 반면 부동산 시장은 20번의 붐 가운데 11번의 붕괴가 발생함으로써 경험적 확률은 55%에 달했다. 건설산업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특히 자산 가격 버블이 꺼지면서 90년대 일본의 경우처럼 금융위기를 불러오는 사례가 적지 않았으며 버블 붕괴 후에는 국내총생산(GDP) 갭이 확대되고 신용이 악화되는 등 거시 경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 경우가 많았다. 부동산 버블 붕괴의 폭발력이 가장 우려되는 점은 무엇보다 금융 부문의 동반 부실이 초래할 상황이다. 양자간 연결 고리는 자산 가격 하락-가계 소비 지출 감소, 기업 보유 자산 하락-기업 및 가계 채무 불이행 사태 확산-금융 기관 대출 손실로 인한 부실 및 투자 감소의 순으로 이어진다. 일본 부동산 버블의 붕괴는 정확히 이런 과정을 거쳐 국가 전체 경제가 순환적 저성장 상태에 빠져든 경우다. ▦주요 선진국 “집값 잡는 건 금리”=가격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큰 부동산 버블을 잡기 위한 여러 정책 중 선진국들은 대개 시장 친화적이고 간접적 방법을 동원해왔다. 즉 한국과 중국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정부가 시장에 적극 개입하는 일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선진국들이 흔히 경기 조절을 위해 가장 많이 쓰는 정책은 금리 정책이다. 미국이 이 정책으로 시장 과열 때 마다 수급을 조절해 왔으며 최근 영국에 이어 호주가 금리 인상을 통해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우리 만큼이나 정부가 직접 나서는 중국도 얼마 전 5.11 조치를 통한 고강도 부동산 규제책으로 부동산 시장 통제에 들어갔다. 최근 수년 부동산 거품의 원인이 유례없는 글로벌 저금리 체제, 그리고 경쟁적으로 확대된 주택금융제도가 투자자로 하여금 마구 돈을 빌려 투기토록 유도했다는 점은 문제 해결책의 방향이 어디여야 하는 가를 제시하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을 비롯 주요 국들의 향후 부동산 버블 붕괴의 가능성을 결코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10년 불황의 일본형 붕괴는 일어날 확률을 낮게 보고 있다. 무엇보다 미국 등 지구촌 주요 국 금융 기관들의 부실화 가능성이 기업 부실 대출을 고스란히 떠 안았던 과거 일본의 경우보다 낮고 위기 관리 능력도 우위에 있다는 점이 근거다. 그러나 금융 공황의 상황까지는 아닐 지라도 부동산 거품이 빠지는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소비 위축, 성장 동력을 잃을 가능성은 매우 크다. 특히 금리 인상이 가파르게 이뤄질 땐 부동산을 필두로 자산 디플레 등을 유발, 전 세계 경제가 고통 받을 개연성은 언제라도 일어날 수 있는 문제다. IMF는 글로벌 부동산 버블 붕괴의 경우 특히 일본 덴마크 네덜란드 영국 등 도시 집중화가 심하고 국토 면적이 작은 나라에서 발생하기 쉽다는 점을 얼마 전 경고했다. 언급한 사례 중 한국은 빠졌지만 정확히 우리 경우를 지적한 말로 들린다. 입력시간 : 2005/07/26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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