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석유 1,000원어치 팔아 40원 남겨"

기름값 상승이 멈출 기미가 없다. 지난 2003년부터니 벌써 4년째다. 가뜩이나 어려운 서민생활과 국민경제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반해 정유사의 경영실적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다 보니 담합과 폭리의혹도 되풀이되고 있다. 석유제품을 공급하는 업계의 한 사람으로서 답답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고유가로 정유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호전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정유사가 비싼 기름값만으로 배를 채운 것은 아니다. 정유사는 석유만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석유화학ㆍ석유개발ㆍ윤활유 사업을 함께 한다. 정유 부문과 비정유 부문이 나눠진다. 최근 경영실적을 분석하면 정유와 비정유 부문 매출액 비율은 8대2이지만 영업이익은 5대5로 나타난다. 덩치는 정유 부문이 크지만 이익은 비정유 부문이 월등하다는 의미다. 국내 정유사의 정유 부문 영업이익률은 3~4%에 불과하다. 국내 석유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다. IMF 직전인 97년과 비교하면 2005년 휘발유 소비는 17% 감소했고 등유는 반토막 난 실정이다. 전망도 어둡다. 오는 2020년까지 전체 석유제품의 연평균 증가율도 0.6%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내수시장은 이미 31% 공급과잉 상태이며 치열한 경쟁으로 수익을 거두기 힘든 구조이다. 담합을 할 이유가 없다. 더구나 석유 수출입이 자유로운 상황에서 경쟁국에 비해 가격이 낮다면 과거 활개를 쳤던 석유수입상들이 우후죽순처럼 다시 영업을 할 것이다. 정유사들의 정유 부문 이익은 절반 이상이 수출을 통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석유제품 수출은 154억달러로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목 중 5위를 차지했고 올해는 2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고유가로 고통받는 소비자의 입장은 잘 알고 있다. 그동안 업계도 유가안정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국제 휘발유가격이 3년간 120%나 올랐으나 국내 휘발유 세전 공장도가격은 40% 증가한 데 그쳤다. 이제 국제유가는 70달러선을 넘나들고 있다. 걱정스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지만 업계로서는 앞으로도 유가안정과 수급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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