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컨틴전시플랜 재점검… 시장 개입 시기 저울질

■ 정부, 대응 방안 점검<br>금융사 스트레스 테스트 강화<br>경제 펀더멘털 여전히 양호<br>일단 거시정책 기조는 유지


정부가 '그리스 쇼크'로 흔들리고 있는 국내 금융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할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정부는 일단 거시정책 기조는 유지하되 비상대응계획(컨틴전시플랜)을 재점검하는 한편 금융회사들의 자산건전성 심사(스트레스 테스트)를 강화할 계획이다. 상황이 더 악화될 경우에는 외환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미 지난 15일 "시장 변동폭이 펀더멘털에 비해 너무 크다"며 사실상 개입성 발언을 내놓았다.


정부는 17일 오전 명동 은행회관에서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갖고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여전히 양호하고 실물경제도 아직까지 특별한 이상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시장 참여자들에게 냉정한 대응을 당부했다.

신제윤 재정부 1차관은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이 4월 순매도로 전환한 후 5월 매도세를 확대했지만 채권시장에서는 외국인 수급이 양호한 상태"라며 "외평채 가산금리나 CDS 프리미엄도 소폭 상승했지만 2011년 불안이 고조됐을 때 보다는 낫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유럽 재정위기는 불확실성이 크고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질 수 있어 컨틴전시플랜을 재점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이미 3단계로 나눠져 있는 컨틴전시플랜을 보다 정교하게 가다듬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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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에 대비한 정부의 컨틴전시플랜은 ▦시장변동성 확대(1단계) ▦자금경색ㆍ실물경기 둔화(2단계) ▦급격한 자본유출ㆍ실물경기 침체(3단계) 등에 따른 대응방안으로 나뉜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불거지고 있는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상황 등 다양한 시나리오 안에서 우리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대응해 나갈지에 대해 꼼꼼하게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와 함께 엄격한 기준의 외화유동성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고 차입금 만기 일정 등을 감안해 충분한 수준의 외화 유동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갈 계획이다. 신 차관은 이날 "필요한 경우 시장 안정 조치를 취해나가겠다"고 밝혀 상황이 더 악화되면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의사도 있음을 내비쳤다.

정부는 그러나 아직까지 재정정책 등 거시정책 기조를 건드릴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당분간은 유럽 재정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지 않도록 다양한 미세조정 대책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기업투자 활성화 방안, 주택거래 활성화 방안 등 '스몰볼' 경기부양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신 차관은 "당분간은 투자ㆍ일자리 등을 중심으로 파인 튜닝(미세 조정)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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