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개방화 시대의 우리 농업의 미래

배종하 <농림부 국제농업국장>

칠레와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된 지 이제 1년이 지났다. 1년밖에 안된 FTA를 평가하기는 이르지만 우려했던 것에 비하면 FTA 체결이 지난 1년간 농산물 수입에 미친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FTA 효과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첫해에는 관세 감소폭이 적지만 점차로 낮아져 5~10년 후에는 많은 품목의 관세가 없어지므로 중장기적으로는 그 여파가 적지 않을 수 있다. 칠레와의 FTA 협상이 주는 또 다른 교훈은 협상 과정과 협상결과의 수용 과정에서 우리 사회가 지불했던 정치ㆍ사회적 비용이 적지 않았다는 점이다. 협상내용과 영향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아 농업인들이 불안해 했고 사회갈등의 원인이 됐다. 체계적 지원제도가 마련돼 있지 않아 비준단계에서 이 문제가 정치쟁점으로 부각돼 큰 비용을 치렀다. 선진형 통상국가를 추구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앞으로 개방의 파고는 더 높아질 것이다. 개방은 피하려고 해도 피할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는데 우리 농업이 나아갈 길은 무엇인가. 우선 급한 불부터 끈다고 당장 피해가 생기는 부분에 지원을 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중장기적으로는 우리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개방의 비용을 줄이고 사회적 편익을 증대시키는 길일 것이다. 규모의 경제가 나타나는 품목은 영농 규모를 키우고 고소득소비층을 뚫을 수 있는 품목은 고품질로 부가가치를 높여가야 한다. 정부는 농지법을 고쳐 규모를 늘리기 쉽도록 하고 전업농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농산물은 유통에 있어서도 소비자 손에 올 때까지 유통단계를 줄이고 깨끗하고 규격화된 상태로 유통이 이뤄질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이 제대로 시행되고 농업을 위해 정열을 바칠 준비가 된 농업인들이 우리 농업을 이끌어나간다면 우리 농업의 미래는 충분히 희망이 있다. 더불어 농촌에 사람이 살도록 해야 한다. 지난 40년 동안 경제성장 속에 농촌 지역의 자원은 도시로 많이 빠져나갔는데 이제는 다시 농촌으로 유턴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정부도 농촌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앞으로는 농촌 지역의 교육ㆍ의료를 비롯한 복지 향상에 많은 재원을 투입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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