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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 얼마나 세종시 가기 싫었으면…
서울 남는 금융위 주사보 모집에 공무원 대거 몰려세종시 이전 반사효과경쟁률 평소 3배 20대1
김민형기자 kmh204@sed.co.kr
세종시 이전에 따른 반사효과가 대단하다.
23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7급 전산주사보 1명, 행정주사보 2~3명의 전입공고를 내고 지원을 받은 결과 평소보다 3배 가까이 높은 20대1가량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무총리실을 시작으로 정부부처의 세종시 이전이 본격화한 가운데 서울에 남게 된 금융위가 공무원들 사이에서 인기 부처로 떠오르고 있는 모습이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1명을 뽑는 전산주사보 전입에는 20여명이, 행정주사보 자리에는 60명 가까이 지원했다. 금융위가 내건 전입 자격인 ▦현직급 경력 3년 이하 ▦전보 제한기간 중이 아닌 자로 소속기관의 전출 동의가 가능한 자 ▦징계 처분을 받은 사실이 없는 자 등을 따져도 실질 경쟁률은 10대1을 훌쩍 넘는다.
금융위의 한 인사담당 관계자는 "다른 부처보다 주사보의 승진이 빠른 편이어서 그동안에도 지원자가 많은 편이었지만 이번처럼 몰리기는 처음"이라며 "아무래도 정부 부처가 세종시로 대거 이전하는 시기라 전입 희망자가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전입 희망자 접수에는 20~30대 젊은 여성 공무원들이 대거 전입을 희망했다. 20대 미혼의 경우 한창 도시가 건설 중인 세종시보다 문화시설 등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서울을 선호하고 어린 자녀를 둔 30대도 어린이집 등 주변 환경이 잘 갖춰진 서울에 남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또 학령기 자녀를 둔 여성 공무원들 역시 자녀의 학교 전학이 부담스러워 가급적이면 서울에 남는 부처에 근무하기를 바라고 있다.
여기에 금융위가 이달 말 금융감독원과의 3년여에 걸친 '동거생활'을 청산하고 교통이 편리한 태평로 프레스센터로 이전할 예정이어서 더욱 인기가 높아졌다. 프레스센터는 강북 지역을 비롯해 일산에서도 버스나 지하철∙경의선 등을 이용하면 출퇴근 시간은 1시간 이내다. 특히 올 연말에 분당선이 개통되면 분당 거주자들이 버스와 지하철을 모두 이용해 출퇴근을 할 수 있게 된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어떤 이유에서든 지원자가 많이 몰리면 능력이 좋은 사람들을 골라 뽑을 수 있지 않겠느냐"며 "인적자원의 질이 높아지면 그만큼 부처의 능력도 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