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올림픽결산] ①아테네올림픽 절반의 성공

교통난, 테러는 없었지만 폭염.적자 우려

30일 108년만에 근대 올림픽의 산실로 복귀해 치른아테네올림픽은 일단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했다. 사상 처음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원국 202개국이 빠짐없이 참가한데다고대와 근대 올림픽의 발상지에서 고대, 근대, 그리고 현대가 어우러진 올림픽이었다는 점에서 뜻깊은 대회였다. 서양 문명의 모태인 그리스 신화를 바탕으로 구성한 개막식 식전 행사와 고대올림픽 경기장인 올리피아에서 치른 육상 포환던지기 이벤트, 그리고 마라톤 평원에펼쳐진 남녀 마라톤 등은 '역사와 문화의 향기'를 진하게 풍기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남북한 선수단이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 이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손에 손을잡고 동시 입장한 것도 '인류의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을 이번 대회에서 구현하는데 보탬이 됐다. 특히 대회 전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대회 준비 소홀과 교통난, 그리고 테러 발생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대회 직전까지도 공사판을 벌였던 메인스타디움은 개막식 때 아름다운 조형미를뽐냈고 폐막 때까지 경기 일정을 무리없이 소화해냈다. 가장 큰 우려를 샀던 지붕없는 수영장도 오히려 연일 만원 관중을 끌어 들인데다 세계신기록도 3개나 작성됐다. 강풍으로 조정과 요트 경기가 하루씩 순연됐고 사이클 크로스컨트리 경기장에산불이 일어나 코스가 다소 변경되는 일 외에는 경기 진행도 매끄러웠다. 아테네의 살인적인 교통난도 조직위원회의 장담 대로 대회 기간에는 별다른 말썽을 일으키지 않았다. 그리스 국민의 30%가 몰려사는 아테네는 휴가철을 맞아 시민들이 인근 섬으로떠난데다 올림픽 전용 차선을 도입한 것이 큰 효과를 봤다. 대회조직위원회의 열의도 순조로운 대회 진행에 한몫했다. 대회 직전 총선을 치른 그리스는 올림픽을 유치한 여당이 패배하고 야당이 집권하는 등 정치적 변수도 없지 않았으나 조직위는 흔들림없이 대회 준비와 진행에 매달렸다. 특히 올림픽 사상 최다 인원이 동원된 6만여명의 자원봉사자는 78%가 35세 이하의 '젊은 피'로 채워져 경기장 구석구석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조직위는 물론 각국 정부에서 노심초사했던 테러 공포는 그리스 군과 경찰 뿐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까지 가세한 철벽 보안 덕에 완벽하게 막을 수 있었다. 경기장 뿐 아니라 아테네 시내를 샅샅이 감시한 최첨단 보안 시스템이 인권 침해 논란을 빚기도 했고 각종 시설물 문마다 이뤄진 지루한 검색 절차에 짜증을 내는사람도 있었지만 혹시 있었을 지 모르는 테러리스트의 발을 묶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처럼 후한 점수를 받아도 '만점'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지적이다. 우선 최적의 기후 조건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원칙'이 무너져 선수나 관중, 대회 관계자들이 그리스의 소문난 땡볕과 40℃에 육박하는 더위에 엄청난 고통을 받았다. 교통난을 덜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고 하지만 아테네에서 가장 덥고 야외 활동이 어려운 8월 개최는 대부분의 주요 경기를 밤 늦은 시간대에 편성하는 '올빼미 대회'가 되는 원인이 됐다. 관중 동원 실패로 썰렁한 경기장이 많았다는 것도 커다란 흠이다. 대회 폐막을 나흘 앞둔 24일에야 입장권 판매 목표치인 340만장을 채워 일단 한숨을 돌렸지만 760만장 가운데 670만장을 판매한 시드니올림픽에 비해 초라한 실적이다. 더구나 관중 편향 현상이 두드러져 세계 최고의 여자 테니스 스타인 비너스 윌리엄스는 500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경기를 치러야 했고 축구 조별리그 일부경기는 '선수보다 관중이 적은 현상'까지 나타났다. 이같은 흥행 실패는 철벽 보안을 위해 12억유로라는 과도한 경비 지출과 맞물려84년 LA 올림픽 이후 이어져온 '흑자 올림픽'의 전통마저 깨질 위기를 불렀다. 대회 준비에 86억유로를 투입해 20억유로를 남기겠다던 조직위의 야심은 적자만면하자는 소박한 바람으로 바뀐 지 오래고 막대한 공적 자금을 투입한 경기장 시설사후 처리 문제와 함께 그리스 정부와 아테네시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조직위원회의 소관은 아니지만 대회 기간 내내 약물 추문과 오심 시비가 잠잠할 날이 없었다는 점도 '올림픽의 고향'에서 108년만에 올림픽을 열었다는그리스인들의 자부심에 상처를 줬다. (한국시간) 새벽 막을 내린다. 연합뉴스는 아테네올림픽 폐막에 즈음해 이번 대회를 결산하는 특집으로 ①아테네올림픽절반의 성공 ②약물과 오심 시비로 얼룩진 대회 ③아테네에서 뜬 별과 진 별 ④세계스포츠 판도 지각변동 ⑤한국, 베이징이 우려된다 ⑥다시 하나 된 남북한 ⑦ 베이징올림픽 어떻게 열리나를 28일과 29일 이틀동안 출고한다. (아테네=연합뉴스) 특별취재단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